온라인 골프 게임 발전사 Online Golf Game In 방구석골프 ①
온라인 골프 게임 발전사 Online Golf Game In 방구석골프 ①
  • 김상현
  • 승인 2021.02.02 11:1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온라인 게임은 한국 게임을 대표하는 분야라 할 수 있다. 한국 골프 게임에서도 온라인의 영향이 막대하다. 
그럼 온라인 골프 게임은 한국에서 언제 등장했고 어떻게 이어져 왔으며 지금은 어떤 모습을 보여주고 있을까?

 

한국 온라인 게임의 역사

 

온라인 게임은 한국 게임을 대표하는 분야라 할 수 있다. 온라인 네트워크를 통해 진행되는 온라인 게임은 통신 인프라가 잘 발달한 국가여야 제대로 발전할 수 있는데, 한국의 통신 인프라는 세계 최고 수준이라 이를 발판삼아 온라인 게임이 크게 발전할 수 있었다. 
실제로 온라인 게임의 역사는 한국 게임 발전의 역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온라인 게임 시대 이전의 패키지 게임 시대에도 주목할 만한 국산 게임이 여럿 있었지만, 인기와 위상에서 온라인 게임 시대의 게임들과 비교하기는 어렵다. 
혼자 즐기는 ‘싱글 플레이’도 가능하지만, 온라인 플레이의 인기로 대한민국 역사상 가장 큰 인기를 누린 ‘스타크래프트’, 국산 게임 중 가장 오랫동안, 또 가장 많은 인기를 누린 ‘리니지 시리즈’ 등 우리나라 게임 역사를 대표하는 히트작 대부분이 온라인 게임이라는 게 이를 증명한다.

 

한국의 골프 게임

 

한국 골프 게임에서도 온라인의 영향이 막대하다. 한국에 나온 모든 골프 게임이 온라인 게임은 아니지만, 대부분이 온라인 게임이거나, 온라인 플레이를 지원하고 있다. 그렇다면 온라인 골프 게임은 한국에서 언제 등장했고 어떻게 이어져 왔으며, 지금은 어떤 모습을 보여주고 있을까?
본격적인 이야기를 시작하기 앞서 먼저 ‘온라인 게임’이라는 표현을 살펴보자. 사전적 의미로 따지면 ‘온라인 플레이를 지원하는 모든 게임’을 뜻한다. 하지만 한국에서 ‘온라인 게임’이라는 표현은 ‘PC에서 플레이할 수 있는 온라인 플레이 게임’, 그중에서도 온라인 플레이만 지원하거나 온라인 플레이가 콘텐츠 대부분인 게임을 뜻했다. 따라서 한국 온라인 골프 게임의 역사를 이야기하려면 PC 온라인 게임에서 시작해야 한다.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팡야’

 

한국을 대표하는 골프 PC 온라인 게임은 무엇일까? 많은 게이머가 하나의 게임을 이야기할 것이다. 바로 ‘팡야’다. 특히 한국 게이머들에게 팡야의 영향력은 절대적이었다. 한 예로 과거 롯데 자이언츠에서 활동한 야구선수 박종윤의 별명은 ‘박팡야’였다. 그의 스윙 자세가 마치 골프 자세와 비슷하다는 이유에서 붙은 별명이다. 이런 별명이 인터넷에서 널리 쓰였다는 건 롯데 자이언츠를 응원하는 네티즌 상당수가 ‘팡야’가 무슨 게임인지 알고 있었다는 뜻이다. 
그만큼 팡야는 한 시대를 풍미한 온라인 게임이었다. 2004년 국내 서비스를 시작한 팡야는 2016년 국내 서비스를 종료했다. 해외에서도 상당한 인기를 누렸다. 일본에서는 2004년부터 2017년까지 서비스하며 한국보다 더 오래 살아남았고, 태국에서는 지금까지도 서비스되고 있다. 이외에도 한국, 일본, 태국을 제외한 국가들을 대상으로 글로벌 서비스를 진행해 2016년까지 서비스되었다. 온라인 게임 수명이 5년을 넘기기 힘든 국내 시장에서 12년, 해외에서는 지금까지도 서비스되는 국가가 있을 정도로 히트하고 장수한 것이다.

 

재미 VS 리얼함

 

보통 골프 게임은 두 가지 노선 중 하나를 따른다. 리얼함을 포기하고 게임 특유의 재미를 극대화하느냐. 혹은 리얼하고 현실적인 골프를 구현하며 재미를 찾느냐. 팡야는 전자에 속했다. 게임 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골퍼가 팡야를 보면 이건 골프가 아니라고 기겁했을지 모른다. 하늘에는 괴물들이 날아다니고, 잔디 깔린 필드가 아닌 돌밭이나 빙판에서 라운드를 돌기도 하며, 만화 그림체로 그려진 미소년과 미소녀들이 만화에서나 나올 옷을 입고 현실과는 거리가 먼 스윙 자세로 볼을 치는 모습 등 팡야는 현실 골프와는 거리가 먼 게임이었다. 
이런 점 때문에 골퍼들이 외면하기도 했지만, 반대로 골프에 관심이 없던 게이머들이 귀여운 캐릭터와 판타지 분위기 배경에 매료되어 게임에 빠져드는 순기능으로 작용했다. 전성기 팡야가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큰 인기를 누리며 장수했다는 걸 생각하면, 분명 성공적인 시도였다.

 

문과보다 이과에게 유리한 게임

 

비록 팡야가 귀여운 만화 그림체와 판타지 분위기를 내세웠지만, 동시에 심오한 게임이었다. 대충 감으로 조작하는 것만으로는 결코 좋은 성적을 내기 어려웠다. 스윙 강도와 바람에 따라서 샷 궤도와 거리가 한 치의 오차도 없이 결정되었고, 플레이어들은 게임 속에서 좋은 결과를 내기 위해서는 각도, 바람세기, 스윙 강도 등을 철저히 계산하여 움직이는 일명 ‘계산샷’이 필요했고, 그 때문에 문과보다 이과가 잘하는 게임이라는 우스갯소리도 있었다. 
이는 팡야의 매력이었지만 초보들의 유입을 어렵게 만든 요인이기도 했다. 귀여운 캐릭터에 반해 게임에 입문했다가 철저한 ‘계산샷’만이 고수가 되는 길임을 깨달은 게이머들의 선택은 세 가지였다. 팡야 특유의 플레이에 적응하며 고수가 되거나, 고수가 되는 건 포기하고 팡야 특유의 캐릭터와 분위기만 즐기느냐, 게임을 그만두느냐.
말도 많고 탈도 많았지만 팡야가 한국 온라인 골프 게임 역사상 가장 큰 인기를 누렸고, 존재감도 큰 작품이었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다. 이 인기를 바탕으로 PC 온라인을 넘어 2008년에는 휴대용 게임기 PSP로 ‘판타지 골프 팡야 포터블’이 발매되었고, 2021년에는 모바일 게임 버전으로 리메이크된 ‘팡야 M’이 서비스될 예정이다.

 

리얼함 추구한 샷 ‘온라인’

 

 

팡야와 더불어 기억해 둘 만한 온라인 골프 게임은 ‘샷 온라인’이 있다. 2004년 서비스를 시작하여 지금까지 서비스되고 있는 샷 온라인은 팡야와는 달리 ‘리얼함’을 콘셉트로 내세웠다. 리얼한 라운드와 RPG형 시스템, 실제 코스와 모션 캡처 등을 바탕으로 가능한 리얼한 플레이와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 등 온라인 게임 특유의 장점을 내세운 샷 온라인은 15년 넘게 장수하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는 독보적인 PC 온라인 골프 게임이라 그만큼 존재감도 크다. 게임사에서 이례적으로 프로골퍼 김지민과 최예지를 후원하고, 두 선수가 게이머들과 함께 게임을 즐기며 골프 교습을 해주는 서비스를 진행한 적도 있다.
국내에서 인기를 끈 PC 온라인 골프 게임을 대표하는 게임이 ‘팡야’와 ‘샷 온라인’이며, 이 게임들은 한국 온라인 게임의 전성기를 함께 한 게임들이다. 하지만 게임계의 트렌드가 PC 온라인 게임에서 점점 벗어나면서 온라인 골프 게임 역시 변화가 필요했다.

 

모바일 및 콘솔 게임의 등장

 

한국 게임계의 ‘대세’는 혼자 즐기는 패키지 게임으로 시작해 네트워크 플레이가 주가 되는 PC 온라인 게임, 그리고 지금은 모바일 및 콘솔(게임기)이 대세가 되었다. 한국은 물론 외국에서도 모바일과 콘솔이 온라인 게임의 대세라 할 수 있는 가운데, 온라인 골프 게임도 이러한 트렌드에 따르고 있다.

 

모바일로 즐기는 골프

 

현재 온라인 골프 게임의 대세는 골프 모바일 게임이다. 모바일 앱스토어에서 골프 게임을 검색하면 플랫폼을 가리지 않고 수많은 골프 게임이 쏟아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 게임들은 대부분 온라인 플레이를 지원한다. ‘골프 킹’, ‘골프 스타’, ‘골프 클래시’ ‘WGT 골프’ 등 현재 앱스토어에서 상위권을 자랑하는 인기 골프 게임들 대부분이 온라인 기능을 제공한다. 혼자 즐길 수도 있지만 휴대폰이나 태블릿을 쥔 전 세계의 다른 유저들과 온라인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데 큰 비중을 두고 있다.
골프 모바일 게임이 손안의 작은 화면과 터치스크린 조작을 넘어섰다는 것도 주목할 만하다. 게임 구동은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에서 이루어지지만, TV나 프로젝터로 대화면을 구현하고, 실제 골프클럽과 흡사한 컨트롤러를 스윙하며 전 세계 게이머들과 게임을 즐길 수 있게 된 것이다. ‘집에서 즐기는 스크린골프’를 표방하고 있는 ‘파이 골프 WGT 에디션’이 대표적이다. 파이 골프 컨트롤러와 모바일 게임을 이용해 혼자서 가정용 스크린골프를 즐길 수 있는 것은 물론, 온라인 모드를 통해 전 세계 게이머들과 온라인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작은 화면과 손안의 플레이를 넘어 ‘대화면 모바일 골프 게임 시대’는 이미 현실이 되었다.

 

온라인으로 즐기는 콘솔 골프 게임

 

콘솔 골프 게임에서도 온라인의 비중이 커지고 있다. 홀로 플레이를 하는 데 의의를 두는 게이머도 적지 않지만, 실제 골프처럼 다른 플레이어와 경쟁하는 재미는 싱글 플레이로는 누리기 힘들기 때문이다. 현재 콘솔 시장에서 대표적인 골프 게임은 플레이스테이션용으로 출시되고 있는 ‘모두의 골프’ 시리즈, 그리고 콘솔과 PC 양쪽에서 출시되고 있는 ‘PGA 투어’ 시리즈가 있다.

 

모두의 골프 VS PGA 투어 

 

앞서 골프 게임의 노선은 두 가지가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가능한 리얼하고 현실적인 골프를 구현하며 게임의 재미를 찾느냐, 아니면 리얼함을 포기하고 게임 특유의 재미를 극대화하느냐인데. 모두의 골프 시리즈는 전자의 대명사이며, PGA 투어 시리즈는 후자의 대명사라 할 수 있다. 귀여운 캐릭터성과 과장된 액션 등을 내세운 모두의 골프 시리즈는 앞서 소개한 팡야에도 큰 영향을 주었으며, PGA 투어 시리즈 최신작인 PGA 투어 2K21은 현존하는 가장 리얼하고 뛰어난 골프 게임으로 꼽힌다. 
콘솔 골프 게임은 과거에는 온라인 기능이 존재하지 않거나 낮은 수준에서 머무르는 경우가 많았다. 
과거 콘솔 게임은 ‘혼자 즐기거나 오프라인상에서 두 사람이 즐기는 게임’ 에 가까웠고, 게임기로 온라인 기능을 제대로 구현하기도 어려웠기 때문이다. 하지만 콘솔 게임기 성능이 높아지고 온라인 기능을 제대로 구현할 수 있게 되었고, 덕분에 골프 콘솔 게임으로도 수준 높은 온라인 플레이를 즐길 수 있게 되었다.

 

온라인 콘솔 게임의 발전

 

모두의 골프 시리즈의 최신작인 ‘뉴 모두의 골프’는 온라인 비중이 상당히 높다. 온라인 전용 게임 모드와 온라인에서만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가 존재하며, 따라서 이 게임을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는 온라인 연결이 필수다. 
PGA 투어 시리즈 최신작인 ‘PGA 투어 2K21’도 마찬가지다. 특히 단순한 온라인 플레이 기능을 넘어, ‘온라인 소사이어티’ 기능을 탑재한 것이 주목받았다. 온라인 소사이어티 기능을 통해 나만의 규칙을 만들며 클럽하우스를 운영할 수 있고, 내가 만든 규칙과 조건으로 전체 시즌과 토너먼트를 진행하며 참가 규칙과 조건, 핸디캡과 이벤트 설정까지 스스로 조정할 수 있다. 이처럼 내가 만든 클럽하우스에서 온라인을 통해 다양한 유저들과 교류 및 경기를 진행하며 온라인에서 골프를 즐기는 수준을 넘어, 클럽하우스를 경영하는 맛을 보게 했다. 온라인 콘솔 게임 역시 꾸준히 발전하고 있는 것이다.

 

온라인 골프 게임의 미래는?

 

한때 한국 온라인 골프 게임을 대표하던 ‘팡야’의 인기가 떨어지고 국내 서비스가 종료되면서 한국에서는 온라인 골프 게임의 명맥이 끊기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컸다. 하지만 다행히도 이러한 우려는 빗나갔다. 한국을 대표했던 온라인 골프 게임인 팡야는 모바일로 부활을 꿈꾸고 있고, 오랫동안 PC 온라인 골프 게임의 터줏대감으로 자리 잡으며 지금까지 건재한 샷 온라인도 있다. 
더불어 모바일과 콘솔 시장을 살피면 온라인 골프 게임이 더욱 발전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모바일 시장을 호령하는 국내외의 다양한 골프 게임 사이에서 게임 본연의 재미를 추구하는 ‘모두의 골프 시리즈’, 리얼한 골프 본연의 재미를 추구하는 ‘PGA 투어 시리즈’까지. 온라인 골프 게임은 인기가 떨어지거나 몰락하고 있는 게 아니라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장르이다. 미래의 온라인 골프 게임은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된다.

 

 

GJ 글 김상현 이미지 GettyImages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하단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