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궁에 빠진 태릉골프장 이전 문제
미궁에 빠진 태릉골프장 이전 문제
  • 나도혜
  • 승인 2020.12.11 18:3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태릉골프장 이전 문제 길어질 듯, 연내 해결 불투명

 

 

문재인 정부에서 일명 8.4 부동산 대책의 하나로 진행하던 태릉골프장 부지 연내 활용 계획이 사실상 무산되었다는 주장이 나왔다.

 

정부의 예정대로 태릉골프장 부지를 아파트 부지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군사시설 이전을 위한 몇 가지 과정을 거쳐야 한다. 부지 이전을 할 때 국방부와의 협의가 필요하며, 이전 절차에서도 국유재산법 및 국방부 대체시설 기부채납에 따른 양여사업 훈령에 따라 ‘계획단계’와 ‘실시단계’를 거쳐야 한다.

 

그런데 12월 9일 국민의 힘 강대식 의원이 관계부처와 지자체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이러한 조치들이 거의 이루어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태릉골프장의 '공공주택지구' 지정도 이뤄지지 않았고, 국방부 역시 "공공주택지구 지정 제안 관련 협의가 접수된 사항은 없다"고 답하는 등 실질적인 조치는커녕 논의마저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강대식 의원에 따르면 소관 지방자치단체인 노원구청 역시 정부 정책에 협조적인 태도를 보이지 않고 있다. 노원구청에서는 “태릉골프장은 세계유네스코 문화유산 태·강릉과 인접한 개발제한구역으로 미래세대를 위해 보존해야 한다”고 하면서 “환경 훼손 및 교통 체증 악화, 주민의 삶의 질 저하 등의 부작용이 클 것”이라고 하는 등 정부 정책에 일방적으로 찬성하지 않는다는 뜻을 밝혔다. 정부와 대립각을 세운다고까지는 할 수 없지만 “사전협의 없이 정부(안)대로 일방적 추진에 찬성할 수 없다”는 입장을 견지한 가운데 교통개선대책 수립, 입주 물량 일정 부분 구민에게 우선 공급, 개발제한구역 해제에 따른 훼손지 복구사업 등 7가지 건의사항을 제시한 상태라고 한다. 태릉골프장 이전 문제의 당사자들이라 할 수 있는 국방부, 국토부, 노원구청 중 어느 곳에서도 사안이 지지부진한 상황이라 사실상 연내 활용은 어렵다는 것이다.

 

발표 당시부터 잡음이 심했던 태릉골프장

 

태릉골프장 이전 문제는 발표 당시부터 잡음이 심했다. 정부에서는 8.4 부동산 대책의 하나로 홍남기 부총리가 직접 관련 사항을 발표할 만큼 의욕적으로 정책을 준비했지만, 야당은 물론 지역 사회와 주민들, 문화재 전문가들까지 반대하거나 우려의 뜻을 표했다. 당시 야당이던 미래통합당 의원들의 반대는 물론 전원 여당으로 구성돼 있던 태릉골프장 인근 지역 국회의원들과 구청장들도 반대할 정도였다. 지역 주민들 역시 코로나 시국 속에서 반대 시위를 벌이는 등 반대 여론이 강했다.

 

강대식 의원 역시 9일 태릉골프장 이전이 지지부진하다는 사실을 폭로하면서 “정부의 폭망한 부동산 정책으로 애꿏은 국방부와 노원구민이 손해를 입어서는 안 된다”, “시민단체까지 반대 의사를 분명히 하고 있어 정부 정책에 동의하는 이해관계자가 전무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사안만으로 정부의 부동산 대책에 대해 평가를 하기는 어렵겠지만, 8월에 발표된 사업이 아직 실질적인 조치는 고사하고 논의조차 거의 이뤄지지 않은 게 사실이라면 사업 진행이 지지부진하다는 의혹은 피할 수 없으며, 강대식 의원이나 지역 주민들의 반대 여론이 더욱 힘을 얻을 수밖에 없다.

 

국토교통부의 해명

 

반면 국토교통부의 입장은 다르다. 국토교통부는 9일 보도 해명자료에서 "정부가 올해 8월 발표한 ‘서울권역 등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방안’ 상의 신규 공공택지 사업은 정상 추진 중"이라고 밝혔으며, "태릉CC는 올해 10월 공공주택사업자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국토부 장관에게 공공주택지구 지정을 제안했고, 이에 따른 후속 사업 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언급하며 사업이 정상 궤도에 진입했다고 밝혔다. 이유 없이 사업이 지지부진한 것이 아니라 개발 계획을 세우는 과정에서 지자체와 지역 주민들의 의견을 반영하며, 교통 대책을 마련하는 중이라는 것이다. 또한 태릉 일대의 문화재 파괴에 대한 우려에 대해서도 "태릉의 역사·문화적 가치를 보존하기 위해 관계부처 협의에 착수하고 경관분석 등도 추진하고 있다 문화재 보호 역시 고려하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

 

이처럼 태릉골프장 이전 문제가 안개 속인 가운데 이전 찬성 측과 반대 측 중 어느 쪽이 옳은지 판단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양쪽 모두 자신들이 옳다고 주장하는 가운데 분명한 정황이나 증거는 아직 드러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시작부터 큰 논란이 되었던 태릉골프장 이전 문제는 과연 정부의 뜻대로 마무리될 수 있을지 아니면 또 하나의 ‘대형 개발 사업 좌초’의 사례로 남을지 지금은 좀 더 지켜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GJ

 

 

By 나도혜 사진 GettyImages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