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릉골프장 개발, #교통문제와 #왕릉이 변수다
#태릉골프장 개발, #교통문제와 #왕릉이 변수다
  • 나도혜
  • 승인 2020.08.24 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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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8·4 주택공급 대책에서 태릉골프장 개발 계획이 발표된 가운데, 개발 계획을 둘러싼 논란은 여전히 뜨겁다.

 

정부에서는 일관되게 태릉골프장에 대한 개발 의지가 굳건하다고 밝히고 있다. 심지어 정부에서 태릉골프장과 맞닿은 육사는 이전하지 않겠다고 밝혔음에도, 각 지자체에서 육사 이전을 건의하고 있다. 태릉골프장 개발이 멈출 수 없는 대세로 여겨지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이 대세가 결국 막힐지도 모른다. 교통 문제와 조선 왕릉이라는 두 개의 큰 난관 때문이다.

 

태릉골프장 일대의 교통 문제는 지역 주민들이 태릉골프장 개발을 반대하는 가장 큰 이유다. 정부안대로라면 태릉골프장 일대에 1만 가구의 아파트가 들어서게 되며, 이로 인한 교통량 증가는 불보듯 뻔하다. 이미 인근 지역 교통량이 포화 상태인데 태릉골프장 일대에 1만 가구의 아파트까지 지어지면 ‘교통지옥’을 피할 수 없다는 게 반대 주장의 요지다.

 

이에 정부에서도 태릉골프장 일대의 교통 문제 해결에 집중하고 있다. 8·4 주택공급 대책의 후속 조처를 논의하며 태릉골프장 등 신규 택지의 광역교통대책에 대해 논의하여 내년 1분기에 확정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갈매역과 사업지, 그리고 화랑대역을 연결하는 간선 급행버스를 신설하는 방안, 폐선된 옛 경춘선 노선을 되살리거나 상봉과 마석을 통과하는 경춘선 열차를 추가로 투입하는 방안, 북부간선도로 확장, 용마산로 지하화 등을 정부와 전문가들이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태릉골프장 인근에 위치한 조선 왕릉인 태릉과 강릉도 큰 변수로 꼽힌다. 태릉은 문정왕후 윤씨의 무덤으로 서울에 남아 있는 조선왕릉 중 보존 상태가 가장 좋다고 평가받고 있으며, 명종의 무덤인 강릉 역시 중요한 문화유산 중 하나로 손꼽힌다. 특히 태릉은 2009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곳이라 태릉골프장 개발이 자칫 태릉의 유네스코 지정 세계문화유산 등재마저 취소시킬 것이라는 우려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정부에서는 태릉과 강릉의 보호를 위해 최대한 개발 계획을 조정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정부안대로 태릉골프장에 1만 호의 아파트를 건설하려면 고층아파트의 건설 비율이 높을 수밖에 없다. 이 경우 태릉 인근의 경관을 해치게 되어 태릉의 문화유산으로서의 가치를 하락시킬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태릉의 막대한 가치 때문에 문화재위원회에서도 관련 사업에 엄격한 심의 잣대를 들이댈 수밖에 없고, 이로 인해 문화재 보호를 위한 개발 보류 처분을 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고질적인 수도권 주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태릉골프장 개발 사업이지만 교통 문제에 왕릉이라는 무시할 수 없는 암초가 나타난 형국이다. 정부에서 두 개의 큰 암초를 벗어나 개발 사업을 순항시킬 수 있는 명안을 내 놓을 지, 결국 암초에 걸려 사업이 발목 잡힐지 주목된다.

 

 

GJ 글 나도혜 이미지 Getty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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