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도쿄올림픽 골프 바뀐 출전 자격
2021 도쿄올림픽 골프 바뀐 출전 자격
  • 김주범
  • 승인 2020.05.06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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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女 올림픽 출전권 다시 안개속으로

 

2021년 7월로 1년 미뤄진 도쿄올림픽의 골프 종목 출전 자격이 내년 6월 세계 랭킹을 기준으로 정해진다.

 

 

국제골프연맹(IGF)은 30일(한국시간) “2021년 도쿄올림픽 출전 자격을 남자는 2021년 6월 21일, 여자는 2021년 6월 28일 세계랭킹을 기준으로 정한다”고 발표했다.

 

올림픽 골프에는 남녀부에 각각 60명씩 출전하게 되며 한 나라에서는 2명까지 출전할 수 있다. 다만 세계 랭킹 15위 이내의 경우 국가당 최대 4명까지 나갈 수 있다. 개최국인 일본과 아시아, 유럽, 아메리카, 아프리카, 오세아니아 등 각 대륙에서도 최소 1명씩 출전권을 확보한다. 60명 커트라인에서 동률이 발생하면 최근 1년간 세계 랭킹 포인트를 따지게 되고, 그래도 동률이 유지될 경우 최근 13주간 성적에 따라 올림픽에 나갈 선수를 정한다. 따라서 올림픽 출전 티켓을 향한 태극낭자들의 경쟁이 다시 시작된다. IGF의 발표에 따라 현재 LPGA 세계랭킹은 무의미하게 됐다. 5월 1일 현재 세계랭킹 15위 이내에 6명이 포진하고 있다. 1위 고진영을 필두로 3위 박성현, 6위 김세영, 10위 이정은6, 11위 박인비, 13위 김효주다.

 

김효주
김효주

당초 예정대로 오는 6월 도쿄올림픽이 열렸다면 출전 선수는 오는 6월 말 발표되는 세계랭킹 순위에 따라 결정될 예정이었다. 상위권에 포진한 고진영, 박성현, 김세영까지는 이변이 없는 한 출전할 것으로 보였지만 마지막 남은 한 장의 출전권을 놓고 이정은6, 박인비, 김효주가 치열한 경쟁을 펼칠 것으로 예상됐었다.

 

2016 리우올림픽에서 박인비
2016 리우올림픽 여자골프 금메달리스트 박인비

올해 초 여자골프 선수들은 대부분 도쿄올림픽에 대한 목표 의식이 뚜렷했었다. 박인비가 4년 전 리우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모습을 보고 동기 부여를 얻은 게 대부분이었다. 고진영은 “올림픽이 내겐 좋은 모멘텀이 된다. 머릿속으로 카운트다운을 그리고 있다”고 했었고, 박성현은 “도쿄올림픽은 내 마음 속의 꿈”이라고 했다. 이정은6도 “지난해 에비앙 챔피언십 기간에 IOC 박물관을 방문하면서 올림픽에 대한 목표가 생겼다”고 했었다. 후배들에게 자극을 준 박인비 역시 “올림픽은 내 마음 속의 목표다. 태극마크를 달기 위해 정말 잘 하고 싶다”면서 올림픽 재도전 의사를 누누이 밝혀왔었다.

 

하지만 올림픽 연기로 세계 1위 고진영을 비롯해 3위 박성현, 6위 김세영, 10위 이정은 등 상위 4명은 올림픽 연기가 아쉬울 수밖에 없다. 올해 최대 목표를 올림픽으로 잡고 훈련 스케줄을 짰던 데다 앞으로 1년 후에도 지금의 기량과 순위를 유지하리란 보장이 없어서다.

 

박세리 감독, “4자리 모두 예상 힘들어졌다”

 

박세리

박세리 도쿄올림픽 여자골프 대표팀 감독도 코로나19 사태가 도쿄올림픽 대표 선발 경쟁에도 큰 변수가 됐다고 밝혔다. 그녀는 “4명 중에 1, 2위는 거의 확정된 상황이었지만 도쿄올림픽이 1년 뒤로 미뤄지면서 4자리 모두 예상을 하기 힘들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어떤 선수가 대표에 뽑혀도 모두 믿음직스럽다는 건 변함이 없다”고 덧붙였다.

 

박세리 감독은 “선수들은 기대들이 다들 높았고 약 2년 정도 열심히 준비했던 거로 알고 있다”고 말하는 한편 “다들 한국으로 돌아와서 훈련하는 건 현명한 선택이라 본다”면서 “올림픽이 열릴 때까지 건강을 잘 지켜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이렇듯 올림픽이 1년 뒤로 연기되면서 선수들은 이번 시즌이 다시 열릴 때 전략과 목표에 대한 큰 폭의 수정이 불가피하게 됐다. 올림픽이 올해 일정에서 사라진 만큼 이젠 세계 랭킹을 오랫동안 상위권에서 유지하는 게 필요해졌다. 1년 뒤까지 현재의 랭킹을 지키면서 경쟁 체제를 그대로 이어가리란 보장이 없다. 그만큼 랭킹 포인트가 상대적으로 많이 걸린 메이저 대회에 대한 목표 의식이 다시 높아질 전망이다.

 

결과적으로 다시 시작이다. 상위권에 있는 선수들은 자리를 지켜야 하고, 도전자들은 반전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 특히 가장 관심을 모았던 박인비의 2연패 도전도 다시 시작이다. 박인비는 최근 매니지먼트 브라보앤뉴를 통해 "세계적으로 불안 요소가 많은 상황인데 올림픽을 연기한 것은 잘한 결정이다. 또 올림픽을 준비한 선수들을 생각하면 취소가 아닌 연기라서 다행인 측면도 있다"면서 2연패를 향한 도전 의지를 다잡았다.

 

최혜진, 임희정, 조아연 등 ‘영건’에게는 기회

 

한국 여자골프는 어느 나라보다도 태극마크를 향한 경쟁이 치열하다. 올림픽 출전보다 대표 선수로 선발되는 것이 더 힘들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다. 1년이라는 시간은 길다. 올림픽 출전은 어느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현재 하위권 랭킹 선수들도 다시 한 번 도전할 기회를 얻었다.

 

허미정
허미정

2016년 이후 슬럼프를 겪다 지난해 여름부터 서서히 예전 기량을 회복하고 있는 김효주와 4년 전 리우올림픽 당시 세계 15위 안에 들고도 탈락했던 유소연에게는 다시 한 번 마음을 다 잡을 시간이 주어졌다. 현재 김효주는 13위, 유소연은 18위다. 지난해 LPGA 투어에서 2승을 올린 허미정과 통산 4승의 양희영도 추격할 시간을 벌었다.

 

기량이 나날이 성장하고 있는 영건들에게도 올림픽 연기는 더할 나위 없는 기회다. 지난해 KLPGA 투어를 석권한 최혜진을 비롯해 밀레니엄 베이비인 임희정과 조아연이 그렇다. 현재 셋 중에서는 임희정이 24위로 세계 랭킹이 가장 높고, 최혜진이 27위, 조아연은 32위다.

 

최혜진

최혜진은 이미 세계무대에서도 통할 정상급 실력을 갖췄고, 임희정은 지난해 하반기에만 3승을 올려 자신감이 무르익었다. 그는 지난해 11월 기자 간담회에서 “처음 골프하면서부터 세운 목표가 세계 1위와 올림픽 금메달이었다. 도쿄올림픽은 나가기 힘들겠지만 다음 올림픽엔 꼭 나가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신인왕 조아연은 올해 초 LPGA 투어 ISPS 한다 빅오픈과 호주여자오픈에서 잇따라 우승 경쟁을 펼치며 큰 무대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했다.

 

 

GJ 김주범 이미지 GettyImages, KLP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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