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J인터뷰 성실하지만 색깔 있는 프로로 기억되고 싶다 민인숙
#GJ인터뷰 성실하지만 색깔 있는 프로로 기억되고 싶다 민인숙
  • 김혜경
  • 승인 2019.12.29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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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저널 민인숙은 2019 KLPGA 챔피언스투어에서 시즌 2승과 상금랭킹 2위를 기록하며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1·2부 투어에서의 좌절을 딛고, 2015년 챔피언스투어에 합류한 이후 통산 5승을 거두며 꾸준히 자신의 경기를 펼쳐나가고 있는 그녀의 색다른 매력을 만나자.

 

민인숙 Profile
출생 1976년 3월 23일
입회년도 1998년 6월
주요 수상경력
KLPGA 2016 영광CC·Volvik 챔피언스 오픈 With SBS 8차전 우승
KLPGA 2017 모리턴·원일건설 챔피언스 오픈 3차전 우승
KLPGA 2017 영광CC·Volvik 챔피언스 오픈 9차전 우승
KLPGA 2019 삼척블랙다이아몬드 챔피언스투어 우승
KLPGA 챔피언스 클래식 2019 10차전 우승

 

프로의 세계는 냉정하다. 스포츠맨십이 중요하고, 과정이 중요하다고 말하면서도 1등을 기억하게 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생리이다. 실력과 배짱으로 무장한 선수들이 매년 부푼 꿈을 안고 프로 무대에 입성하지만, 막상 투어 선수로 활동하다 보면 많은 선수들이 핑크빛 기대와 달리 예상치 못한 좌절을 경험하게 되고 포기로 이어진다.
민인숙의 스토리가 더욱 감동적인 것은 그녀가 1·2부 투어에서의 좌절을 딛고 일어서 챔피언스투어에서 묵묵히 자신의 게임을 완성해가고 있기 때문이다.

 

어린 마음에 상금 때문에 골프를 시작하게 됐다 고3때 처음 골프를 시작했다. 장래 직업으로 괜찮겠다 싶어 스킨 스쿠버를 배우고 있었는데, 공교롭게도 당시 스킨스쿠버 선생님이 골프 마니아였다. 그 분이 골프 선수가 되면 상금도 많이 받고 오히려 더 비전을 있을 것 같다고 추천해주셨다. 어린 마음에 나 스스로도 상금도 많이 받고 그러면 골프가 괜찮겠다는 생각을 해서 시작하게 됐다. 그것이 상위 랭커들만 누릴 수 있는 특권임은 잘 모르고 말이다.(웃음)

 

프로골퍼로서 1막은 실패였다 1998년에 프로골퍼가 되고, 프로 선수로서의 창창한 앞날을 꿈꿨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2003년까지 별다른 성적을 거두지 못하다 레슨으로 방향을 틀어 아마추어 골퍼들을 지도하며 생활했다.

 

톰 왓슨이 나를 자극했다 뭘 제대로 해보지도 않고 꺾어지는 것 같아 아쉬움이 남던 차에 2009년 톰 왓슨이 나이 60이 넘어 디오픈에서 메이저 2위를 기록하는 걸 보고, 다시 필드로 돌아와 드림투어(2부 투어)에 나가게 됐다. 주변에선 왜 안정된 생활을 하다 뜬금없이 사표를 내고 투어에 나가냐고 걱정을 했지만, 성공 여부를 떠나서 개인적으로는 좋은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어렵게 도전한 드림투어에서 다시 한 번 아픔을 맛봤다 패기 있게 다시 투어 무대로 복귀했지만 역시 녹록지 않았다. 당시 서른아홉, 마흔 즈음이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20대 어린 선수들과 겨뤄 체력과 경기 내용은 괜찮은 편이었지만 특출함은 없었고, 모아둔 자금도 한계가 있었기 때문에 후회없이 2~3년만 해보고 그만하자는 마음이었다. 2009년부터 2011년까지 3년의 드림투어를 끝으로 다시 레슨에 전념했다.

 

체력이 큰 자산이 됐다 드림투어에서 활동하며 얻은 소득은 어린 선수들과의 시합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체력 훈련과 연습을 열심히 한 것이다. 나중에 망설이지 않고 챔피언스투어에 도전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됐다.

 

결국 챔피언스투어에서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만 42세가 되자마자 시니어 무대인 챔피언스투어에 합류했다. 프리랜서로 서창퍼블릭골프연습장에서 레슨 일을 하면서 선수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나 정도 경기력이면 챔피언스투어에서 바로 두각을 나타낼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지만 그건 나의 착각이었고, 2015년 챔피언스투어 데뷔후 2016년에 챔피언스투어에서 프로 첫 승을 거뒀다.

 

프로가 된 후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챔피언스투어 첫 승이다 첫 승을 한 후에 우승의 맛을 알고, 시합에서 승리하는 법을 알게 됐다. 우승한 후 가장 먼저 아버지께 전화를 걸었다.

 

기쁨과 아쉬움이 공존했던 시즌이었다 챔피언스투어 시즌 2승, 상금랭킹 2위, Top 10 부문 1위, 최저타수 1위, 퍼팅 부문 1위 등 2019년 시즌은 기록이 전반적으로 좋았다. 챔피언스투어 24번의 라운드중 보기가 10개 미만이었고, 1번만 빼고는 이븐 또는 언더파를 기록했다.
기록은 좋았지만 내가 계획했던 플레이를 100% 해내지 못했다는 점에서 한편으론 답답한 느낌이 들었다. 스스로 만족할 수 있는 더 완벽한 플레이로 경기를 채워나가는 것이 앞으로의 과제인 것 같다.

 

챔피언스투어 최악의 해는 2018년이었다 작년 챔피언스투어에서 예년보다 안 좋은 성적을 거뒀다. 부상도 있었고 인간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도 컸다. 등 오른쪽 견갑골쪽 통증이 심했는데 꾸준한 재활치료를 통해 회복된 상태고, 인간관계도 너무 끌려 다니지 말고 좀 편안해지려고 노력했다. 이러한 문제들이 해결되면서 올 시즌에는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던 것 같다.

 

남과 차별화되는 창조적인 사람이 좋다는 그녀는 ‘자신의 게임’을 하기 위해 늘 노력한다. 다른 선수들과의 경쟁도 중요하지만 스스로 만족할 수 있는 경기를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 그녀의 지론이다.

 

1년 중에 9월을 좋아한다 유독 9월에 강한 것 같다. 좋아하는 퀸의 프레디 머큐리 탄생일이 9월이라 영향이 있는 것 같다. 9월 삼척블랙다이아몬드 챔피언스투어 우승 당시에는 프레디 머큐리 포즈로 세레머니를 하기도 했다. (실제로 그녀는 2019 삼척블랙다이아몬드챔피언스투어 우승을 포함해 통산 5승중 3승을 9월에 이뤘다.)

 

마미손의 소년점프는 인생곡이다 평소 클래식과 오페라를 좋아하고, 팝송이나 가요는 잘 즐겨듣지 않았었는데 지난해 성적이 안 좋았을 때 랩을 통해 자신의 생각을 쏟아내고 표출하는 것이 멋있게 느껴져 뒤늦게 힙합에 입문하게 됐다. 마미손과 원슈타인을 좋아하는데, 특히 마미손의 소년점프를 들으면서 위안을 얻고 힘을 낼 수 있었다. 
‘폭염에 복면 쓰고 불구덩이에 처박힌 내 기분을 니들이 알아? ~ 이 만화에서 주인공은 절대 죽지 않아~ 계획대로 되고 있어 Ok 계획대로 되고 있어’ 소년점프의 가사가 내 이야기처럼 느껴졌고, 우승을 향한 내 계획(?)대로 행하기 위해 노력했다.

 

한 번 시작하면 2~3시간씩 집중해서 연습한다 골프연습장에서 젊은 선수들과 같이 연습하다 보면 잡담을 하거나 집중하지 못하는 모습을 종종 본다. 그런 경우 연습이 될까 싶기도 하고 안타깝게 느껴진다.
이건 아마추어 골퍼들에게도 해주고 싶은 이야기다. “간혹 왜 난 연습해도 잘 안 되죠? 어떻게 하면 프로만큼 잘 칠 수 있죠?”라고 묻는 분들이 있는데, 프로 선수들과 아마추어 골퍼들은 연습 시간에서부터 차이가 난다. 꾸준히 집중해서 하는 데도 골프가 그대로 인지 되돌아보라고 지적하고 싶다.

 

에임을 맞출 때 mm단위로 맞춘다 내 골프 스타일의 장점은 기본에 충실하고 철저한 것이다. 특히 퍼팅 시에는 1mm가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에임을 맞출 때 mm단위로 맞춘다.
골프 선수로서 나 자신에 대해 점수를 매긴다면 70∼80점 정도 줄 수 있을 것 같다. 체력을 더 보강해야 할 거 같고, 숏게임 연습도 더 해야 할 것 같다.

 

챔피언스투어 여건이 과거와 비교할 때 많이 좋아졌다 하지만 시니어프로들의 입장에서는 대회 그린피, 숙박비 등 경제적인 면이 부담되는 것은 사실이다. 챔피언스투어를 뛰는 한  사람으로서 시니어투어 여건이 좀 더 개선되면 좋지 않을까 하는 바람을 가지고 있다.
또 오픈대회를 몇 개라도 유지했으면 좋겠다. 챔피언스투어 초기부터 함께 해온 아마추어 골퍼들에게 참가 기회를 주는 것이 맞다고 본다.

 

체력, 기술, 정신력의 조화가 중요하다 골프는 체력, 기술, 정신력이 조화를 이뤄야 한다고 생각한다. 멘탈이 중요하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지만 더 밑바탕이 되어야 할 건 체력과 기술이다. 세 가지가 같이 가야 한다.

 

나에게 있어 골프는 도전이다 정신적, 경제적으로 삶을 풍요롭게 해주는 직업이기도 하지만  끊임없이 도전할 수 있게 해주기 때문에 더 의미 있다. 이번 시합에서 실패를 경험했어도 다음 시합을 준비하고 다시 도전할 수 있기 때문에 너무 감사하다.

 

골프는 체력, 기술, 정신력의 조화가 중요하다. 그리고 대회 전후로 음악가들에게 심리적으로 치유를 많이 받는 편이다. 지난 ‘2019 삼척블랙다이아몬드 챔피언스 투어’에서는 프레디 머큐리의 힘으로 우승했다면, ‘챔피언스 클래식 2019 10차전’에서는 힙합 가수 마미손과 원슈타인에게 많은 위로와 힘을 받아서 우승했다.

 

취미는 국어사전과 중국어 사전을 보는 것이다 평소에도 궁금한 단어를 찾아보는 것을 좋아한다. 올 겨울에는 살도 빼고 체형 교정에도 도움을 주고 왈츠와 자이브에 도전해볼까 한다.

 

오랜 제자이자 팬이 있다 허상준(전 한국중고골프연맹 회장), 박경화 씨 부부와는 17년 인연, 김병호 씨와는 6년 동안 인연을 맺어오고 있다. 긴 시간을 나와 함께 하면서 골프를 통해 교감하고, 진심으로 응원해주시고 축하해주시는 마음이 너무 감사하다. 늘 지지해주시는 올림픽CC 이관식 회장님께도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최근엔 인스타를 통해 알게 된 팬들과 소통하는 것에도 새로운 재미를 느끼고 있다. 골프 선수 중에는 이선숙 프로님과 친한 데, 정말 배려심이 많은 분이다.

 

챔피언스투어를 뛰어넘는 선수가 되고 싶다 챔피언스투어 상금랭킹 5위안에 들면 2020년 시즌 기아자동차 한국오픈 포함 1부 투어 대회 2개에 나갈 수 있다. 그 대회에서 더 인상적인 경기를 펼치고,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해 노력할 예정이다. 1부 리그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면 챔피언스투어도 더 조명 받을 수 있고 더 의미 있을 것 같다.

 

돌풍을 일으키고 싶다 올 초에 돌풍을 일으키겠다고 인터뷰를 했었는데, 돌풍을 일으키다 만 것 같아 아쉬움이 남는다. 내년엔 정말이지 올해 못 이룬 상금랭킹 1위에도 재도전하고 돌풍을 일으키기 위해 노력하겠다. Golf Journal

 

 

Credit

김혜경 사진 김병윤

magazine@golfjourna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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