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LPGA투어 절대강자 ‘박성현’
KLPGA투어 절대강자 ‘박성현’
  • 김지연
  • 승인 2017.05.09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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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LPGA투어 절대강자 ‘박성현’

2주 연속 우승으로 3전 3승 기록, 올 시즌 참가대회 싹쓸이

'장타여왕' 박성현(23·넵스)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서 시즌 3승을 올리며 독주 체제를 예고했다. 지난해 현대차 중국여자오픈 우승 이후 LPGA투어에서 먼저 몸을 푼 박성현은 넥센·세인트나인 마스터즈 우승으로 2주 연속 우승은 물론 국내 대회에 3번 출전해 모두 우승하며 승률 100%를 기록했다. 작년에 KLPGA투어를 휩쓴 전인지(22·하이트진로)가 빠지면서 독주가 예상됐지만, 박성현의 상승세는 예상을 뛰어넘어 '절대 강자'로 자리 잡으며 그 기세를 더해가고 있다.

김범연 기자 사진 KLPGA 제공

 

Profile

출생 1993. 9. 21

신체 171cm, B형

데뷔 2012년 KLPGA 입회

주요 수상

2016 KLPGA투어 넥센‧세인트나인 마스터즈 우승

2016 KLPGA투어 삼천리 투게더 오픈 우승

2015 KLPGA투어 현대차 중국여자오픈 우승

2015 KLPGA투어 OK저축은행 박세리 인비테이셔널 우승

2015 KLPGA투어 KDB 대우증권 클래식 우승

2015 KLPGA투어 기아자동차 제29회 한국여자오픈 골프선수권대회 우승

2주 연속 우승과 승률 100%, 남다른 박성현

 

박성현(23·넵스)은 지난 4월 24일 경남 김해 가야 골프장 신어·낙동 코스(파72·6천856야드)에서 열린 KLPGA투어 넥센·세인트나인 마스터즈 최종 라운드에서 이븐파 72타를 쳐 3라운드 합계 8언더파 208타로 김민선(21·CJ오쇼핑)과 조정민(22·문영그룹)을 1타차로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공동 2위에 1타 앞선 단독 선두로 최종 3라운드에 나선 박성현의 출발은 좋지 않았다. 8번 홀까지 1타를 잃고 공동선두 자리까지 내주며 위태로운 보습을 보였다. 하지만 이어진 9번홀(파5)에서 침체된 분위기를 한 번에 바꿨다. 핀까지 69m가 남은 상황에서 박성현이 58도 웨지로 친 세 번째 샷은 그린에 튕기지도 않고 곧바로 홀에 빨려 들어갔고, 환상적인 이글을 낚은 후 단숨에 단독 선두(9언더파)를 탈환했다. 묘기에 가까운 샷을 선보인 그녀는 한 손을 번쩍 들어 갤러리의 환호에 답했다. 경기 후 박성현은 “9번 홀 이글 덕분에 우승할 수 있었다”고 말한 후 “우승을 했지만 아직 부족하다는 생각도 든다”고 덧붙였다. 9번 홀에서 단독 선두로 나서고도 후반에 버디 2개와 보기 3개로 컨디션이 들쭉날쭉했기 때문이다. 18번홀(파4)에서 보기를 할 경우 김민선, 조정민(이상 공동 2위·7언더파)과 연장전을 치러야 했지만, 박성현은 4m짜리 파 퍼트를 침착하게 성공시키며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렸다. 박성현은 “퍼트가 들어가지 않아도 연장에서 이기면 된다고 생각을 가졌더니 마음이 편해졌다”고 말했다. 이번 우승으로 박성현은 KLPGA투어에서 시즌 3승과 더불어 2개 대회 연속 우승 그리고 이번 시즌에 출전한 3개 대회에서 모두 우승하며 승률 100%라는 놀라운 기록을 만들어냈다.

그녀의 좌우명 ‘남과 달라야 성공한다’

지난해 12월 미리 열린 2016시즌 개막전 현대차 중국여자오픈에서 ‘차이나 퀸’ 김효주(21·롯데), ‘메이저 퀸’ 전인지(22·하이트진로)를 따돌리고 우승하며 이번 시즌을 시작했다. 그리고 올 초 미국으로 건너가 전지훈련과 LPGA투어 대회를 소화하며 박성현은 더 견고해진 모습으로 국내 투어에 복귀했다. 장기인 장타력과 지난해 문제점으로 지적된 쇼트게임과 퍼트를 업그레이드시켜 돌아왔다. 특히 미국 3개 대회에서 큰 성과를 내고 돌아온 박성현은 귀국하자마자 삼천리 투게더 오픈을 제패하며 2016시즌에 단 2개 대회에 출전해 두 차례 모두 우승을 기록했다. 또한 이번 대회 우승 상금 1억 원을 받은 박성현은 시즌 상금 3억8천952만원으로 상금 랭킹, 대상 포인트, 평균 타수 등에서 선두를 달리게 됐다. 지난해 3승을 거둔 박성현은 시즌 초반에 벌써 3승을 올려 작년 전인지의 시즌 5승은 물론 2014년 김효주(21·롯데)가 세운 시즌 6승 기록 경신도 사정권에 뒀다. KLPGA투어 시즌 최다승 기록은 2007년 신지애(28)의 9승이다. 상금 랭킹 또한 무섭게 올라가고 있다. 지난해 28개 대회에서 7억 3천 669만원을 번 박성현은 올해는 불과 3개 대회에서 4억 원에 가까운 상금을 획득했다. 김효주가 2014년에 세운 시즌 최다 상금 12억 890만원을 뛰어넘을 수 있을 지도 관심사가 됐다. 무서운 기세로 KLPGA투어를 휩쓸고 있는 박성현을 견제할 선수는 지금으로서는 마땅히 없어 보인다. 디펜딩 챔피언 고진영(21·넵스)과 롯데마트 여자오픈 우승자 장수연(22·롯데)이 거론되고 있지만 좀 더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장수연은 지난주 미국에서 열린 LPGA투어 롯데 챔피언십에 초청 출전해 단독 5위라는 성적을 내며 주위를 놀라게 했다. 만약 장수연이 다음 대회에서 시즌 두 번째 우승을 거둔다면 박성현과의 2강 체제도 기대할 수 있게 된다. ‘남과 달라야 성공한다’는 좌우명으로 캐디백에 ‘남달라’를 새겨 넣은 박성현은 장기인 장타력과 전지훈련에서 보완한 쇼트게임은 물론 남다른 위기 관리 능력까지 보여주며 차세대 골프 퀸의 모습으로 진화하고 있다.

전지훈련의 성과와 미리 뛰어본 LPGA

 

박성현은 지난 3월 애리조나 피닉스에서 치른 2016 LPGA투어 데뷔전인 파운더스컵(공동 13위)으로 올 시즌을 시작했다. 그리고 캘리포니아주로 넘어와 치른 KIA 클래식에서 공동 4위, 메이저대회 ANA 인스퍼레이션에서 공동 6위를 기록하며 세 차례 연속 출전한 LPGA투어에서 눈부신 성과를 거뒀다. 비록 ANA 대회에서 ‘톱5’ 입상을 노렸던 박성현의 목표에는 살짝 미달했지만 객관적인 평가는 기대 이상이었다. 특히 300야드에 육박하는 드라이브샷은 LPGA투어 판도를 뒤집을 강력한 무기로서 주목받았다. 큰 무대인 미국에서 경기해본 소감에 대한 질문에 박성현은 “기술적인 면이나 골프 실력은 비슷한 것 같다”고 말하면서 “다만 (우승하는 선수는) 상황에 맞춰 더 좋은 샷을 해내는 능력이 더 좋은데, 나는 아직 그런 게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그녀는 “LPGA투어 선수들은 경험이 많고, 모두들 장점이 하나씩 있다. 다른 선수들에게 배울 점들이 많다고 생각한다”며 “상황에 대처하는 판단력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캐디와 상의하면서 풀어 나가면 해결되는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특히 KIA 클래식에서 챔피언조에 속해 세계 랭킹 1위 리디아 고(19, 뉴질랜드)와 경기하면서 많이 배웠다고 밝혔다. 박성현은 “얻은 게 많다”고 말한 것처럼 전지훈련과 LPGA투어 대회에서 가장 중점을 둔 것은 쇼트게임과 그린 플레이 능력 향상이었다. 지난 시즌 드라이브샷 평균거리 1위(254.28야드), 그린적중률 6위(76.98%)를 앞세운 박성현은 버디율(20.63%)과 라운드 당 평균 버디수(3.71개)에서 1위였다. 그러나 전체 평균 퍼팅 순위는 74위에 그쳐, 라운드 당 평균 31.15개를 기록했었다.

박성현 전성시대 도래하다

 

박성현은 작년 12월 현대차 중국여자오픈 우승 이후 미국 캘리포니아 주로 전지훈련을 떠나, 3월말까지 긴 훈련을 통해 부족했던 퍼팅과 쇼트게임 보완을 중점적으로 연습했다. 그 결과 지난해 보다 정교해진 퍼팅을 앞세워 LPGA투어 대회에서 달라진 면모를 보였다. JTBC파운더스컵에선 평균 퍼팅수 25.75, 기아 클래식 28.75, ANA 인스퍼레이션 29.5를 기록했다. 12번의 라운드에서 7차례 20대 퍼팅수를 기록했고, 30개 이상은 5차례 밖에 되지 않았다. 파운더스컵 4라운드에서는 퍼팅을 23개로 끝낸 적도 있다. 또한 쇼트게임은 더욱 섬세해졌다. 그립을 짧게 잡는 방식으로 바꾸면서 이전에는 그립을 쥘 때 손을 위쪽 끝 부분까지 올려 잡았다. 그러나 전지훈련동안 손을 샤프트와 연결된 그립의 가장 아랫부분까지 내려잡는 방식으로 변화를 줬다. 물론 장단점이 있지만, 불필요한 동작을 줄이고 좀 더 볼을 정확하게 맞히겠다는 의도다. 변화는 긍정적인 효과로 이어졌다. 박성현은 “예전에는 어프로치 때 그립을 끝까지 잡고 스윙했다. 그러나 전지훈련 기간 동안 그립을 최대한 내려잡는 방식으로 바꿨다. 그 결과 훨씬 정확한 볼 터치가 이루어졌고 실수도 크게 줄었다”고 말했다. 전지훈련을 통한 기술적인 변화와 LPGA투어 대회 참여로 자신감이 높아진 박성현 특유의 공격적인 경기 운영과 배짱 넘치는 플레이로 경기를 지배하고 있다. 지난 넥센·세인트나인 마스터즈 최종일 1타차 선두로 맞은 18번홀(파4)에서 박성현은 티샷이 좋지 않아 두 번째 샷마저 핀에서 먼 그린 왼쪽 프린지에 떨어졌다. 퍼터로 친 세 번째 샷은 짧아서 4m가 남았다. 박성현은 이 파퍼트를 너무나 쉽게 집어넣었다. 지난해 칸타타 여자오픈 최종 라운드 18번 홀과 똑같은 상황이었다. 칸타타 여자오픈에서 1m 미터 우승 퍼트를 놓쳐 연장전에 끌려간 끝에 첫 우승 기회를 날렸던 박성현은 이제 강한 정신력과 위기관기 능력까지 좋아지며 완벽한 모습으로 거듭났다.

2014년에 데뷔한 박성현은 데뷔 동기인 ‘빅3’ 백규정과 고진영, 김민선에 밀려 그야말로 별 볼일 없는 한해를 보냈다. 하지만 자신의 장기인 장타력을 앞세워 2015년 화려하게 꽃 피우며 상금랭킹 2위로 눈부신 프로 2년차를 마쳤다. 그리고 3년째인 올해 드디어 ‘박성현 전성시대’가 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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