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J레이더 우즈와 듀발, 인생 라운드에선 영원한 황제
#GJ레이더 우즈와 듀발, 인생 라운드에선 영원한 황제
  • 김태연
  • 승인 2019.05.06 07:0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숱한 좌절과 고통 속에서 피어낸
'감동의 꽃'

 

[골프저널] 데이비드 듀발(미국)이 2001년 꿈에 그리던 디 오픈의 우승컵 클래릿 저그를 받아 들었을 때 세계 골프계는 그가 타이거 우즈(미국)와 양강 체제를 구축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기대와는 달리 듀발은 슬럼프를 겪었고, 우즈도 각종 스캔들과 부상으로 하락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우즈는 포기하지 않았고 2019 마스터스에서 우승하며 황제의 귀환을 알렸다.

 

듀발 수난사미국의 데이비드 듀발(47)이 2001년 스물아홉 살의 나이로 디 오픈 챔피언십에서 우승했을 당시 언론에서는 ‘킹 데이비드의 등장’이란 표현이 나왔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13번째 우승이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듀발은 그 이후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1999년 세계랭킹 1위까지 올랐던 듀발은 디 오픈 챔피언십 우승 이후 허리 부상을 겪기 시작해 7년 동안 추락의 나날을 보내다 2009년에는 랭킹 882위까지 떨어졌다. 이어 그는 2012년 자신이 우승했던 무대인 로열 리덤 앤드 세인트앤스골프클럽에서 11년 만에 다시 개최된 디 오픈 챔피언십에 출전했지만 2라운드 합계 5오버파 145타(74-71)로 컷 탈락했다. 아쉬운 결과가 아닐 수 없다.
듀발이 2001년 꿈에 그리던 디 오픈의 우승컵 클래릿 저그를 받아 들었을 때 세계 골프계는 그가 타이거 우즈(미국)와 양강 체제를 구축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기대와는 달리 그는 여성의 산후우울증과 비슷한 증상에 빠져들었다. 곧이어 애인이었던 줄리 맥아더의 불륜 행각이 드러나면서 그는 자신의 존재에 대한 상실감에 깊숙이 빠져버렸다.
듀발은 엄청난 유연성과 잘 발달된 상체를 갖췄지만 역으로 이는 허리에 심각한 물의를 일으켜 부상의 고통을 끌고 왔다. 2003년 심각한 허리 부상이 발생했을 때 허리에 무리가 가지 않는 스윙으로 바꾸기 위해 데이비드 레드베터, 릭 스미스, 행크 헤이니 등 유명 스윙코치들을 찾아 다녔지만 헛수고였다.
그의 골프 그립은 ‘모터사이클 그립’이라 불릴 정도의 스트롱 그립이었는데 그립을 교정하다 그만 샷의 정확성에 치명적인 악영향을 받게 됐다. 그립을 포함한 스윙 교정 노력은 신체의 다른 부위에까지 영향을 미쳐 양 어깨 인대, 팔꿈치, 무릎, 손목 등 부상이 끊이지 않았다.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낸 듀발

 

사실 듀발은 어린 시절부터 큰 상처를 받으며 자랐다. 아홉 살 때 친형이자 가장 친한 친구였던 브렌트가 자신으로부터 골수이식을 받았으나 결국 재생불량성 빈혈로 세상을 떠났다. 또 부모의 이혼이 이어지면서 가족이 뿔뿔이 흩어지는 불행을 겪었다.

그랬던 그가 2004년 세 아이를 둔 싱글맘 수지 퍼시키트를 만나 결혼하게 된 것은 우연만은 아닌 것 같다. 두 사람 사이에 두 아이가 태어났고 그는 다섯 아이의 아빠로, 남편으로 생활하고 있다. 그는 한 인터뷰에서 “지금의 가정생활은 고민할 필요조차 없는 선택이었다”고 말했다.
“집에 있는 아내와 아이들이 가장 중요하다. 남자, 남편, 그리고 아빠로서 내가 어떤 사람이라는 데 대한 긍지가 더 중요하다. 멋들어진 집이나 자동차 등 나머지 것들은 거기에 절대 미치지 못한다.” 아픔 속에서 성장한 그는 가정의 소중함을 하루하루 실감하며 완전히 다른 삶을 살고 있다.

 

황제의 추락

 

1997년 마스터스 최연소 챔피언, 최연소 세계랭킹 1위에 오르며 전 세계에 타이거 신드롬을 일으켰던 슈퍼스타 우즈는 2000년 사상 최초 US오픈, 브리티시오픈, PGA 챔피언십 동시 석권, 2001년 마스터스 우승으로 사상 최초 메이저 4개 타이틀 동시 보유 등 2000년대 말까지 선전을 펼치며 골프 황제로서의 아성을 이어갔다.

커리어에 흠집이 생긴 건 불륜 황제로 전락한 2009년 섹스 스캔들 사건부터. 2009년 섹스 스캔들로 불륜 황제로 탈바꿈하며 커리어에 큰 흠집이 생겼고, 스캔들의 여파인지 골프선수로서도 점점 쇠락의 길을 걸었다. 포효하는 호랑이는 사라졌고, 2013년 WGC 브리지스톤 인비테이셔널 우승을 마지막으로 2014년부터 2017년까지 복귀와 통증 그리고 수술이 반복되는 암흑 속에서 살아간다.

 

부활한 우즈

 

타이거 우즈도 지난 10년 동안 각종 스캔들과 부상으로 세계랭킹이 1000위 밖으로 밀리면서 사실상 은퇴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기도 했었다. 그러다 전열을 가다듬고 조금씩 기량을 되찾아갔고 지난해 PGA 챔피언십 2위, 발스파 챔피언십 2위, 투어 챔피언십 우승으로 왕년의 기량에 근접해갔다. 그리고 얼마 전 보란 듯이 두 자식 앞에서 메이저 우승, 그것도 14년만의 마스터스 우승으로 인간 승리의 표본을 보여줬다.
듀발이나 우즈처럼 ‘왜 하필 나에게 그 힘든 고통이 찾아왔을까’하고 가슴에 담아두기보다는 창밖을 내다보며 앞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그들의 노력이 눈물겹다.
앞으로 타이거 우즈가 언제 또다시 메이저 타이틀을 차지할지 모르지만 적어도 지금 그는 인생 라운드 최고의 스코어를 기록하고 있다.

 

 

Credit

김태연 사진 골프저널 DB, 셔터스톡

magazine@golfjournal.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하단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