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J레이더 황제! 타이거 우즈가 ‘마스터스’를 정복했다
#GJ레이더 황제! 타이거 우즈가 ‘마스터스’를 정복했다
  • 이동훈
  • 승인 2019.05.0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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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왔노라’ 보았노라’ 이겼노라”

[골프저널] 타이거 우즈(이하 타이거)가 발톱을 드러낸 2018년! 그는 유하고 여유 있는 모습으로 다시 갤러리 앞에 섰고, ‘US오픈’과 ‘디오픈’에서 각각 브룩스 켑카(미국)와 프란체스코 몰리나리(이탈리아)의 우승을 축하해줬다.

 

예열

 

물론 그때 우승자는 브룩스 켑카와 프란체스코 몰리나리였지만, 가장 큰 박수를 받은 선수는 바로 PGA투어 79승을 보유한 ‘타이거 우즈’였다. 사람들은 타이거의 샷 하나하나에서 그리고 그의 표정 하나에서 복귀에 대한 기대감을 가졌고, 그 기대감은 2018년 시즌 마지막 대회인 투어챔피언십에서 우승으로 이어져 구름 관중과 함께 즐기고 웃고 울었다.

아이언 모양의 트로피를 소중하게 품에 안고 브릿지를 건너며, 스코어링으로 가는 타이거에게 모든 선수들은 응원과 희망과 격려와 축하의 박수를 보냈다. 

 

과업

 

2019년 시즌이 도래했다. 타이거에게는 여전히 과업(PGA 다승, PGA 메이저 다승)이 있었고, 그의 메이저 대회 우승이 쉽지 않음을 예상하듯 시즌 극 초반에는 좋지 못한 성적으로 PGA투어에 임하고 있었다.
첫 메이저 대회 4월 마스터스 토너먼트(Masters Tournament) 전까지 타이거는 이벤트 매치인 ‘타이거(Tiger) vs 필(Phil)’에서 힘을 못 쓰며, 필 미켈슨(미국)에게 승리를 내주며 시즌을 시작했다. ‘히어로 월드 챌린지’부터 ‘WGC 델 매치플레이’까지 우승과는 거리가 많이 멀었다. 특히 마지막 WGC 델 매치플레이에서 로리 맥길로이(북아일랜드)를 이긴 타이거는 무명 루카스 비예레가르트(덴마크)에게 발목이 잡히며 그의 부활에 의문을 품게 했다.

 

타이거 우즈 vs 로리 맥길로이

 

4월의 첫 메이저이자 로리 맥길로이의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확정 지어줄 그린 재킷을 얻기 위한 싸움이 시작됐다. 안티팬이 많은 지난해 우승자 패트릭 리드(미국)를 보고 야유를 퍼붓는 사람들이 많았다. 패트릭 리드도 나이키의 스폰서십을 받는 선수로 타이거의 레드 티셔츠, 블랙 팬츠 조합으로 대회에 임해 더 큰 야유를 받았다.
대회가 시작됐다. 세간의 관심은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차지하기 위해 대회에 참가한 로리 맥길로이와 ‘80승 메이저 14승’의 성적을 한 단계 끌어올려 ‘누디’ 샘 스니드(미국)의 82승과 ‘황금곰’ 잭 니클라우스(미국)의 18승, 마스터스 6승의 기록에 다가가려고 눈을 번쩍 뜬 타이거가 한 조에서 플레이하면서 관심이 집중됐다. 나이키 광고에서 한 아이가 타이거의 경기를 보고 연습을 하며, 아마추어 대회와 프로대회를 거쳐 타이거와 한 조로 플레이 한다는 광고를 내놓았다. 그 광고의 주인공이 바로 로리 맥길로이다.
꿈이 현실로 이루어졌고, 타이거의 기에 눌린 로리 맥길로이는 70타대의 점수로 크게 점수를 줄이지 못하고 선두권에서 벗어나기 시작했다. 그때 타이거는 1라운드에서 70타의 스코어로 선두권에서 벗어난 채 시작했다. 2라운드와 3라운드에서 68타와 67타를 기록한 타이거! 마지막 라운드 선두권에서 타이거의 레드 티셔츠를 볼 수 있다는 것 자체로 전 세계 팬들의 가슴을 두근거리게 했다.
 

 

끝없는 혈투

 

2018 디오픈에서의 타이거우즈
2018 디오픈에서의 타이거우즈

타이거의 멘탈이 얼마나 강해졌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이 있다. 허리 수술과 약물로 힘들어하던 때 음주운전 혐의로 찍힌 머그샷(범죄자 사진)을 티셔츠에 프린팅하고 갤러리로 참여해 타이거 앞에서 선글라스를 끼고 시원하게 웃는 사람에게 타이거도 피식 웃으며 걸어가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자신과의 싸움만이 아닌 갤러리들의 ‘호응’, ‘관심’, ‘야유’와 ‘과도한 사랑’과도 싸워야 한다.

그렇게 마지막 라운드에 돌입했다. 조 편성은 선두 프란체스코 몰리나리와 토니 피나우(미국), 타이거의 싸움이 시작됐다. 타이거는 시작이 좋지 않았다. 보기로 시작했고, 몰리나리는 그 틈에서 안정적인 경기를 진행하며, 점수를 잃지 않고 진행해갔다. 타이거가 그를 따라가기에 너무나 갭이 컸다. 그리고 그들은 아멘코너에 돌입했다. 수도 없이 아멘코너를 겪은 타이거는 어쩌면, 잔디의 결 하나하나까지도 기억하는 듯 했다. 2005년 나이키 로고 볼이 홀컵에 기막히게 빨려 들어가는 그 기억들 그 감각들을 말이다.
아멘코너는 어쩌면, 기도를 들어준 듯 했다. 그에 비해 몰리나리는 그렇지 못했다. 치명적인 더블보기가 12번홀 파3에서 나왔다. 몰리나리의 공이 물에 빠진 것, 인디언의 저주가 다시 기억에 남기 시작했다. 다소 짧은 거리지만 많은 선수가 이곳에서 절망하고 만다. 타이거는 보란 듯이 그린에 올려 놓으며 몰리나리의 멘탈을 흔들었다.
몰리나리는 15번홀에서도 또 한번의 더블 보기를 범하며, 완벽하게 무너지는 모습을 보였다. 타이거는 이에 흥분하거나 즐거워하지 않고 자신의 경기만을 생각하는 모습을 보이며, 다른 선수들의 스윙을 보지 않기 시작했다. 그저 자신의 스윙만을 진행해 갔다.
그때, 더스틴 존슨(미국)이 후반 9홀에서 빛나기 시작했다. 9홀에서 버디 4개를 잡으며, 2위로 올라오며 타이거를 위협했다. 또 한 명의 방해자가 더 있었다. 바로 젠더 셔플레(미국), 셔플레 역시 후반전에서 좋은 성적으로 경기를 지배해 가며 타이거의 뒤를 쫓았다. 18홀까지 타이거의 성적은 14언더파, 선두와 2타차인 타이거는 끝까지 집중력을 보였지만 마지막 한 타까지 집중했다.
 

 

배터리를 교체하다

 

아버지에게 그리고 아들에게
아버지에게 그리고 아들에게

18번홀에서 파를 놓치고 보기를 한 타이거는 1타차 우승을 확정지었다. 배터리를 갈아꼈다. 그리고 그의 메이저 시계가 다시 돌기 시작했다. “째깍, 째깍” 이제 기록을 돌파하기 위해서 남은 건 ‘PGA투어 2승’과 ‘메이저 4승’ 그리고, ‘마스터스 2승’이다.

1997년 타이거가 마스터스에서 처음 우승했을 때는, 그를 가르친 스승이자 아버지 얼 우즈(미국)가 타이거를 따듯하게 안아줬다. 그리고 얼 우즈가 고인이 된 지금은 타이거의 아들인 찰리 우즈가 그에게 뛰어갔고, 타이거는 그를 들어서 따듯하게 안아줬다. 딸(샘 우즈)과 그의 연인이자 ‘타이거 조련사’로 이름을 알린 에리카 허만까지 안아주며 가정적인 남자의 모습을 보였다.
타이거는 자신의 5번째 마스터스 재킷을 입으며 “잘 맞는다(It Fits)”고 이야기 했다. 타이거의 우승은 빅 이슈가 됐고, 엠파이어 스테이츠 빌딩에는 타이거의 우승을 기념하며 녹색과 붉은색의 등을 켰다. 

 

노력 그리고 그가 남긴 어록

 

14년 만의 마스터스 우승, 11년 만의 메이저 대회 우승을 확정 짓고 타이거는 기자회견에서 “지금까지 힘들었던 순간 동안 포기하고 싶지는 않았나요?”라는 질문에 반박했다. “포기라는 생각 자체를 버려라. 필요 없는 단어다. 끝까지 싸웠다. 여러분도 끝까지 싸워야 한다. 그러면 오늘의 나처럼 쟁취할 수 있다”고 말이다.

모자를 벗은 타이거의 듬성듬성한 모발이 그의 피땀 어린 노력을 대변해 주고 있었다. 황제가 10년여의 세월을 지나 돌아왔다. 스캔들이 없었다면 어쩌면 타이거가 노리는 대기록들을 더 빠른 시간에 달성할 수 있지 않았을까?
지난 타이거 우즈 칼럼에서 ‘황제’라는 단어를 쓰니 한 사람이 나에게 “이미 다 끝난 퇴물에게 무슨 황제라는 단어를 쓰느냐”고 말했다. 그때 나는 그 사람에게 “방법을 찾는 시간이 오래 걸릴 뿐”이라고 답했었다.
결국 타이거는 방법을 찾았고, 위대한 토너먼트를 우승하며 자신을 증명했다. 영접하자. 황제가 ‘마스터스’를 점령하고 다시 우리에게 왔다. Hello World, Again!

 

 

Credit

이동훈 사진 PGA International, European Tour, Reddit.com r/Golf

magazine@golfjourna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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