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천재’ 김효주의 반격이 시작됐다
‘골프천재’ 김효주의 반격이 시작됐다
  • 김지연
  • 승인 2016.03.11 00:4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년 차 징크스는 옛말이라 전해라

‘골프천재’ 김효주의 반격이 시작됐다

2014년 KLPGA를 화려하게 장식하며 미국으로 무대를 옮긴 김효주는 지난해 JTBC 파운더스컵에서 LPGA 데뷔 첫 우승을 차지하며 성공적 데뷔와 함께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냈다. 2015년 화려하진 않았지만 무난한 루키시즌을 보낸 그녀는 자신의 문제점을 보완하며 2016 시즌이 열리자마자 보란 듯이 개막전 우승을 차지해 2년 차에 대한 우려를 말끔히 씻어냈다. 높아진 페어웨이 적중률과 매번 지적돼온 후반 체력 문제도 해결된 모습을 보이며 2016년을 더욱 기대케 하고 있다. KLPGA투어 2년차에 그녀가 보여준 모습이 LPGA투어 2년차인 지금 다시 되살아나고 있다.

김범연 기자 사진 KLPGA, 정 훈 기자

 

Profile

출생 1995년 07월 14일

신체 166cm

소속 롯데

주요 수상

2016 LPGA 퓨어실크 바하마 클래식 우승

2015 KLPGA 현대차 중국여자오픈 2위

KLPGA 금호타이어 여자오픈 우승

LPGA JTBC 파운더스컵 우승

2014 KLPGA 대상, 다승왕, 상금왕, 최저타수상

KLPGA KB금융 스타챔피언십 우승

KLPGA 제15회 하이트진로 챔피언십 우승

LPGA 에비앙 챔피언십 우승

KLPGA 한화금융 클래식 우승

KLPGA 금호타이어 여자오픈 우승

시즌 개막전 퓨어실크 바하마 클래식 우승

김효주(21·롯데)가 지난 2월 1일 LPGA투어 시즌 개막전인 퓨어실크 바하마 클래식에서 최종합계 18언더파 274타로 우승을 차지하며

LPGA투어 통산 3승을 기록했다. 내색할 수 없었던 ‘마음고생’과 ‘2년 차 징크스’를 한 방에 날린 값진 우승이었다. 2014년 메이저대회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그녀는 LPGA투어 직행 티켓을 받고 지난해 미국 무대에 섰다. 그리고 2015년 3월에 열린 JTBC 파운더스컵에서 LPGA 데뷔 첫 우승을 차지하며 자신의 가치를 입증했다. 하지만 한국과 미국을 오가는 무리한 일정으로 큰 기대와 달리 이후 우승을 거두지 못하며 루키시즌을 마감했었다. 그래서인지 이번 LPGA투어에서 2년째를 맞이하는 그녀의 각오는 남달랐다. 당분간 미국

투어에 전념할 뜻을 내비췄기 때문이다. 첫 시즌을 보낸 후 시행착오 끝에 내린 결정이었다. 지난해에 상반기에만 국내 대회에 3차례나 출전했다. 특히 후원사가 개최하는 대회는 빠지기 어려운 상황이었고, 잦은 장거리 비행과 시차 적응 그리고 빡빡한 일정 속에서 컨디션 난조를 보이며 지난해 4월 열린 국내 여자투어 롯데마트오픈에서 경기 도중 쓰러져 응급치료를 받았다. 또한 하반기엔 체력적으로도 한계를 드러내며 힘겨운 시간을 보냈다.

 

LPGA투어 2년차, 새로운 도전에 나서다

올해는 7월 LPGA 국가대항전인 ‘인터내셔널 크라운’과 8월 ‘리우 올림픽’이라는 굵직한 대회들이 기다리고 있다. 그래서 김효주는 당분

간 국내 대회에 출전하지 않기로 했다. 상반기 성적이 랭킹에 적극적으로 반영되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김효주의 이런 결정은 설득력이 있다. 무작정 국내 대회 불참이 아니라 대회를 주최하는 후원사에게도 양해를 구하며 원만한 합의점을 찾고 있다. 지난해 7월 금호 아시아나 오픈에서 우승했는데 이 대회에도 출전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내 여자투어 규정상 우승자가 별다른 이유 없이 다음 해에 출전하지 않으면 우승상금과 동일한 금액을 벌칙금으로 부과하는 항목이 있다. 하지만 김효주의 매니지먼트를 담당하고 있는 G애드 측은 “KLPGA투어에는 전년 우승자라도 불참할 사유가 있다면 벌칙금을 내지 않는다는 조항이 있다”고 밝혔다. 이에 부합하는 명분을 찾는 것도 그녀의 몫이다. 상반기 LPGA투어에서 호성적을 기록하고 올림픽 국가대표로 출전하게 된다면 이 문제는 자연스럽게 해결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직 시간은 충분하며 가능성도 높다. 2월 22일 현재 여자골프 세계랭킹에서 8위를 차지해 올림픽 출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2013년부터 본격적으로 프로 무대에 발을 담근 김효주는 그 해 KLPGA투어 신인왕을 차지했었다. 그리고 이듬해에는 대상과 다승왕, 상금왕, 최저타수상을 휩쓸며 KLPGA를 평정했다. 바로 KLPGA투어 2년차 때의 일이다. 이번 개막전 우승이 투어 2년 차 김효주가 LPGA 그리고 올림픽을 평정할 신호탄이 되었음 하는 바람이다.

전지훈련에서 새로운 답을 찾다

김효주는 LPGA투어 개막전인 퓨어실크 바하마 클래식 우승 직후 인터뷰에서 “태국 전지훈련 내내 근력과 지구력 강화 운동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이 대회에서는 경기 후반에도 샷이 크게 흔들리지 않고 집중하며 지난해와 확연히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전지훈련장의 트랙 한 바퀴를 돌면 거의 1km나 된다. 처음에는 세 바퀴 정도를 돌면 숨이 찼지만 나중에는 다섯 바퀴를 돌아도 말짱했다. 지난해 문제로 지적된 체력을 보완하기 위해 다른 선수들이 휴식을 취하는 한낮에도 혼자서 자전거를 타거나 기구 운동을 했다”고 말했다. 또한

동계훈련 기간 중 예전의 티샷 감각을 되찾으며 잃었던 자신감도 되찾았다. 그리고 매번 그녀를 괴롭히던 고질적인 어깨 통증도 꾸준한 재활운동으로 좋아졌다고 한다. 김효주는 2015시즌이 끝난 지난해 말 태국으로 건너가 스승 한연희 코치와 3주 동안 동계훈련 중에 스윙에는 손을 대지 않았다. 가벼운 스윙으로 ‘힘’을 빼는 연습이 전부였다. 특별해 보이진 않지만 김효주에게 맞춤 훈련이었다. 또한 지난해에는 개막전에 참가하지 않고 동계훈련에 전념했지만 올해는 개막전부터 승부를 걸어 대회 개막 2주 전 미국에 들어가 마무리 샷 훈련을 했고, 시차 적응도 모두 마쳤다. 그리고 그것이 우승으로 돌아왔다. “동계훈련을 통해 자신감을 회복했다. 일단 티샷을 똑바로 날려 그린 적중률까지 높인다면 스코어를 줄일 기회가 많을 것이다. 그러면 우승도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이라며 강한 자신감을 내비췄다. 한편, 김효주는 2월 18일부터 열린 시즌 세 번째 대회 호주여자오픈을 건너뛰고, 스승 한연희 코치가 있는 태국으로 건너가 마무리 훈련을 진행했다. 이는 2월 26일 태국에서 열린 혼다 LPGA타일랜드 대회를 준비하는 차원도 있었다. 바하마 클래식 우승으로 올해 목표를 2승에서 3승으로 상향 조정한 그녀는 “올해 시작을 우승으로 하게 돼 기쁘다. 8월에 열리는 리우올림픽 전까지 2승을 더 올리고 싶다. 지금보다 더 많이 노력해 올림픽에도 꼭 출전하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Interview

효주의 LPGA Life

김효주가 전지훈련지로 택한 태국 치앙라이 해피시티 골프리조트에서

본지 오상옥 발행인이 그녀를 만났다. 다음은 김효주와의 일문일답.

 

Q. LPGA투어 1년차 소감은?

A. 늘 꿈꾸던 무대였고, 목표로 하고 있었기 때문에 떨리거나 긴장되지는 않았다. 생각보다 빨리 기회가 온 것 같아 기대 반 걱정 반이었다. 특히 한국선수들이나 친한 언니들과 함께 할 수 있어 낯선 느낌을 줄일 수 있었다. 어려움이라면 역시 언어 부분이 아닌가 싶다. 지금 많이 배우고 보완하며 공부하고 있다.

Q. 빡빡한 일정에 체력적인 부분은 어떻게 해결했나?

A. 아버지가 챙겨주신 홍삼을 물대신 많이 먹었다. 탈이 나지 않고, 체력적인 부분을 보완할 수 있어 좋다. 체력이 타고난 편이 아니라

훈련이나 여러 가지 방법을 통해 극복하고 있다.

Q. 개막전 우승 소감?

A. 2016 시즌을 기분 좋게 출발했다. 자신감도 생기고 여러 부분에서 좋은 자극이 됐다. 부담감을 덜고 시작할 수 있어서 좋다.

Q.올해 계획은?

A. LPGA 3승과 올림픽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올림픽 국가대표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Spacial Interview

평범한 듯 비범한 골프 대디

김효주 아버지 ‘김창호’ 씨의 골프 철학

취재 오상옥 발행인

 

믿고 기다리는 것이 중요하다

서른여덟의 늦은 나이에 둘째 딸 김효주를 낳은 김창호 씨는 딸의 건강을 위해 태권도를 먼저 시켰다. 그러다 운동을 좋아하는 김효주를 본 지인의 권유로 우연히 골프를 시작하게 됐고, 공치는 재미에 푹 빠져 하루에 2∼3시간씩 공을 치며 시간을 보냈다. 특히 2005년 초등학교 4학년 때 시그너스 골프장에서 열린 골프저널배 주니어골프대회에 참가해 3등을 차지하면서 골프에 대한 자신감을 많이 얻었다고 한다. 이렇게 시작된 이들 부녀의 골프 여정에서 아버지 김창호 씨는 딸 효주의 골프 실력에 대해 큰 간섭이나 코치를 하지 않았다. “늘 그렇듯 난 효주를 믿고 기다리는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서로의 영역을 존중하며 선수와 코치가 아닌 그냥 평범한 딸과 아버지로 지내면서 서로를 지켜봐준 게 전부”라고 말한다. 이러한 믿음은 부녀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됐다.

노력과 연습의 힘

그런 그도 딸에게 한가지 강조하는 부분이 있다. “저 트로피를 내 것으로 만들려면 다른 이들보다 더 노력해야 한다. 그리고 더 연습해야 한다”는 것. 그리고 자신이 어떻게 하면 딸에게 좀 더 도움을 줄 수 있을까에 대해 신경을 썼다. 운동선수는 잘 먹어야 한다는 생각에 주니어선수로 활동하던 시절부터 직접 따라다니며 요리를 했고 로드매니저 역할을 자처하며 뒷바라지를 했다. 프로가 된 이후에도 국내 대회는 물론 LPGA투어가 열리는 미국에서도 김치나 한식재료를 직접 공수해 식단에 각별히 신경쓰며 케어했다. 그리고 여기까지 올 수 있게 도움을 주신 분들에게도 고마움을 전했다. “주니어 선수 육성을 위해 노력하시는 대한골프협회 강형모 부회장님,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효주를 지도해주신 한연희 감독님 등 효주는 주변 분들이 많이 도와주셔서 지금 같은 선수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늘 효주에게도 주위를 챙기고 겸손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그는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이 주위 사람들의 도움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한편 김창호 씨는 김효주 선수가 LPGA에서 어느 정도 자리를 잡으면 경기위원이 되서 골프계에 봉사하고 싶다는 꿈도 밝혔다. 올해부터 골프를 시작한 김창호 씨는 골프선수인 딸을 오랜 시간 지켜본 경험덕분인지 구력 2개월차 답지 않은 실력을 보이고 있다. 가장 기본을 강조하며 평범하게 딸을 믿고 기다려준 아버지 덕분에 김효주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골프선수가 됐다. 평범한 듯 보이는 이들 부녀의 스토리가 더욱 비범하게 느껴지는 이유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하단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