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J레이더 PGA는 '장타자 천하'
#GJ레이더 PGA는 '장타자 천하'
  • 김태연
  • 승인 2019.04.0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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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긴 골프장 공략도 시간 문제,

8,000야드 골프장 출현도 가시권

 

[골프저널] 2017 US오픈은 역대 메이저 대회 사상 코스 길이가 가장 길었지만, 선수들은 이 정도 거리는 아무 것도 아니라는 듯 장타를 앞세워 코스를 유린했다. 8,000야드가 넘는 골프장이 등장하는 것도 시간 문제다.

 

2017년 6월 19일 미국 위스콘신주 에린힐스골프장에서 끝난 US오픈 골프대회는 전장이 7,741야드나 됐다. 역대 메이저 대회 사상 코스 길이가 가장 길었던 셈이다.
특히 대회 첫날 전장은 8,000야드에서 155야드가 모자란 7,845야드나 됐다. 그런데도 선수들은 이 정도 거리는 아무 것도 아니라는 듯 코스를 유린했다.
저스틴 토마스(미국)가 3라운드에서 9언더파를 기록했다. 우승을 차지한 브룩스 켑카(미국)의 스코어는 4라운드 합계 16언더파였다. 언더파 기준으로는 US오픈 최저타 타이 기록이었다. 해마다 우승 스코어를 이븐파 정도로 기대하는 US오픈 주최 측 입장에선 난감하다고 할 수 있는 스코어였다. 당장 “코스가 너무 쉬웠다”는 비판이 나왔다. 그 중에선 “너무 짧다”는 얘기도 있었다.
이렇듯 에린힐스골프장 전장을 7,845야드까지 늘렸는데도 프로골퍼들은 장타를 앞세워 코스를 유린했다. 500야드가 넘는 파 4홀에서 웨지로 두 번째 샷을 하는 선수도 있었다. 8,000야드가 넘는 골프장이 등장하는 것도 시간문제다.
조직위가 마음만 먹었다면 전장을 더 늘릴 수도 있었다. 에린힐스골프장은 총 전장이 8,348야드다. 에린힐스 이외에도 전장이 8,000야드가 넘는 골프장은 점점 늘어나고 있다. 중국 리장(麗江)에 있는 제이드드래곤골프장의 전장은 8,548야드로 전 세계 골프장 중에서 가장 길다. 남아공의 레전드 골프장(8,473야드), 블레어 아솔 골프장(8,420야드), 미국의 디 인터내셔널 골프장(8325야드) 등 10여 개 골프장이 전장 8,000야드를 넘긴다.

 

1937년의 7,037야드는 현재의 8,246야드

 

최초로 골프대회가 열린 1860년 디 오픈 챔피언십의 전장은 3,799야드였다. 12홀이었기 때문에 홀 평균 거리는 317야드였다. 1937년 US오픈은 처음으로 전장 7,000야드를 돌파(7,037야드)했다. 80년 전과 비교하면 요즘 프로골퍼들의 샷 거리는 엄청나게 늘었다. 1937년 최고의 선수로 활약했던 ‘장타자’ 벤 호건의 드라이브 샷 거리는 평균 240야드였다. 요즘 PGA 투어 선수들의 평균 드라이버 거리는 290야드가 넘는다. 요즘 프로골퍼들은 9번 아이언으로 150야드는 가볍게 날려 보낸다. 미국 골프채널은 “요즘 골퍼들의 거리 기준으로 보면 1937년의 7,037야드는 현재의 8,246야드로 봐야 한다”고 했다.

21세기의 프로골퍼들이 80년 전 보다 상대적으로 짧은 코스에서 경기한다는 것이다. 미국 방송 해설자인 브랜들 챔블리는 “골프대회는 선수의 모든 부분을 테스트 해야 한다. 그러나 골퍼들의 샷 거리가 길어지면서 다양한 테스트가 어려워졌다. 2017년 마스터스 15번홀(파5)에선 세르히오 가르시아가 8번 아이언으로 두 번째 샷을 해 호수를 넘겨 가볍게 온 그린에 성공했다. 70년대엔 잭 니클라우스가 1번 아이언으로 샷을 하던 곳이다. 요즘 대회 전장으로는 롱아이언 능력을 테스트 하기는 커녕 압박감에 대한 대응력을 측정하기도 어렵다. 첨단 기술로 만들어낸 장비를 감안하면 현대 골프 코스는 전장 8,000야드가 넘어야 한다”고 말했다.

 

주최측, 경기시간과 관리 비용 증가로 난색

 

그러나 대회를 주최하는 측에선 전장을 늘리지 않고 버티는 이유가 있다. 골프장이 길어지면 라운드 시간이 길어진다. 관리비가 증가하고 환경 파괴 논란도 일어날 수 있다. 또 전통의 명문 골프장들이 무용지물이 된다. 샷 거리가 길지 않은 선수들은 “거리가 모든 것이 아니라 정확도, 숏게임 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럼에도 PGA 투어 대회를 주최하는 골프장의 전장은 곧 8,000야드를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가장 어려운 골프대회라는 자긍심을 가진 US오픈은 2015년 전장 7,695야드인 체임버스 베이에서 대회를 열어 최장 거리 기록을 경신한데 이어 또 다시 기록을 갈아치웠다.

 

 

Credit

김태연 사진 셔터스톡

magazine@golfjourna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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