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시코쿠(四国) 골프기행
일본 시코쿠(四国) 골프기행
  • 한혜민
  • 승인 2015.01.06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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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카마츠 골드CC>

시코쿠는 일본 열도를 구성하는 4개의 주요 섬 중 가장 작은 섬으로 일본 남동쪽에 위치해 있다. 토쿠시마현(徳島県)과 카가와현(香川県), 에히메현(愛媛県), 고치현(高知県)의 4개 현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면적은 18,783㎢로 3면이 혼슈우 남서부지방과 큐우슈우지방으로 둘러싸여있다. 중앙부에는 해발 1,000∼2,000m의 산지가 있고 인구는 주로 해안가에 분산되어 있다. 세토내해를 바라보는 북쪽은 강수량이 적고 공업도시가 발달되어 있다. 태평양을 바라보는 남쪽은 온난하고 강수량이 많으며 어업이나 야채의 속성재배가 활발하다.

이번 골프기행은 카가와현과 고치현의 골프장을 중심으로 다녀왔다. 여행사관계자 및 미디어관계자들로 구성된 초청여행으로 한국에서 6명, 대만에서 6명이 참가했다.

글·사진|서근훈 전무

카가와현에서의 추억

카가와현에 있는 골프장은 다카마츠CC, 시도CC, 쇼도지마씨사이드GC, 다쿠마CC, 다카마츠그랜드CC, 사누키CC, 에리에르GC, 야시마CC, 로얄타카마츠CC, 곤피라레이크사이드GC, 고토히라CC, 알파츠다CC, 사카이데CC, 선라이즈힐스CC, 아유타키CC, 카가와 다카가와 신고토나미GC, 다카마츠골드CC, 만노힐즈CC 등 18개로 면적에 비해 많은 편이다.

그 중에서 시도CC와 아유타키CC를 시찰했고, 다카마츠골드CC에서 라운드를 했다. 

 

<시도CC>

11월 27일 목요일(첫째 날)

오전 10시 인천발 오사카지역의 간사이공항행 아시아나항공에 몸을 실었다. 1시간 40분쯤 비행을 하니 드디어 간사이공항에 도착, 거기서부터 시코쿠 다카마츠까지는 관광버스로 이동을 했다. 약 3시간여 좀 지루함을 달래며 도착한 곳이 시도CC이다.

시도CC는 감청색바다에 둘러싸여 자연의 지형을 최대한 살린 씨사이드코스로 세토나이카이(瀬戸内海)나 쇼도지마(小豆島)의 멋진 경관을 바라보며 라운드를 즐길 수 있는 코스 레이아웃을 자랑한다. 특히 골프장 코스 바로 옆에 등대가 있는 중코스 5번 홀에서 등대를 바라보며 티샷을 날리는 기분은 색다르다나.

땅거미가 지기 시작해 서둘러 코스를 나와 클럽하우스에서 골프장에 대해 추가로 설명을 듣고, 숙박지인 시오노에온천지인 세컨드스테이지에 여장을 풀었다.

 

11월 28일 금요일(둘째 날)

아침 일찍 다카마츠 골드컨트리 구락부에서 티오프를 했다. 여기에는 아침부터 지역TV방송사인 KSB瀬戸内海放送에서 취재를 나왔다. 일본어를 구사한다는 이유로 인터뷰도 할 수 있었고 그날 저녁 일본TV에 출연(?)을 하는 횡재를 누리기도 했다.

다카마츠골드CC는 구릉코스로 홀의 높낮이가 완만하고 블라인드 홀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숨은 해저드도 많지 않으며 세컨샷 지점에서 그린이 보이므로 안심하고 공략할 수 있었지만 그린주변의 벙커는 숨은 복병이었다. 특히 마지막 18번 홀 클럽하우스를 정면으로 바라보면서 정확한 샷을 구사해야 하는 아일랜드 그린은 압권이었다.

변화가 풍부한 코스로 코스길이는 6,684야드로 만만치 않은 거리였고 페어웨이의 미묘한 언듈레이션은 지루함을 잊게 해주기에 충분했다. 전체적으로 거리나 난이도 면에서는 중상 정도라 하겠다. 기온은 18도 전후로 춥지도 덥지도 않아 골프를 즐기기에는 적당해보였다.

라운드를 마치고 세 번째로 시찰을 간곳은 아유타키CC였다. 아유타키CC는 남녀프로투어를 자주 개최하는 챔피언코스답게 난이도 높은 설계와 언듈레이션이 일품이었다. 담당자는 프로도 착각을 일으키기 충분한 그린의 난해함과 빠르기가 플레이어들의 도전의식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한 난이도가 있는 골프장이라고 설명했다.

 

11월 29일 토요일 오전(셋째 날)

아침부터 좀 흐린 날이었다. 아침 일찍 조식을 마치고 리츠린공원을 산책했다. 밤나무숲이라는 의미의 리츠린공원은 1600년대 중엽 에도시대 초기에 사누키 지방의 영주였던 이코마 타카토시(生駒高俊)에 의해서 별장으로 건축되었다.

그 후 5대에 걸쳐 100년 동안 보수와 개축으로 현재의 모습으로 완성했으며, 잘 보전되어 일본에서 가장 유명한 정원의 하나가 되었다. 이곳은 에도시대부터 메이지시대에 이르기까지 228년 동안 마츠다이라(松平) 가문 영주들의 별장으로 이용된 바 있다. 메이지유신 이후 정부 소유가 되었다가 후에 현립공원으로 지정되어 일반인에게 공개되었고 1953년에는 특별 명승지로 지정되어 오늘날에 이르고 있다.

6개의 연못과 13개의 언덕이 조화를 이루며, 연못을 가로지르는 다양한 형태의 다리와 산책로, 기묘한 모양의 소나무와 단풍나무, 벚꽃나무 등 다양한 종류의 나무들, 계절에 따라 피는 수많은 종류의 꽃들이 아름다운 풍광을 자아낸다. 단, 공원의 이름이 유래된 밤나무는 1850년 오리사냥을 위해 모두 베어 없애 현재는 남아있지 않다.

공원의 사계절을 감상하며 일본차와 과자를 맛볼 수 있는 에도시대에 건축된 찻집(키쿠게츠 테이)이 정원의 한가운데에 위치하고 다양한 민속 공예품이 전시되어 있는 전시관이 있다. 계절, 날씨, 시간에 따라 서로 다른 풍광을 나타내는 공원 관람은 대략 1∼2시간 정도 소요된다.

공원 산책을 마치고 버스를 타고 고치현으로 이동했다.

 

카가와현이 궁금해

카가와라는 명칭은 코오보쿠(香木)의 향기가 감도는 [강(川)]에서 유래되었다. 그리고 평탄한 풀밭을 의미하는 [카가(かが)]를 머리 글로 하는 [카가와(川)]에서 바뀌었다는 설도 있다.

시코쿠에서도 가장 작은 현이고 전국에서도 면적상으로는 가장 작은 현이지만 인구밀도는 높은 편이다. 이곳은 일본의 축소판이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좁은 곳에서 사람들이 부대끼면서 살아가는 모습이 일본과 닮아 그런 대명사가 붙게 된 것이라나.

온난하고 풍광이 뛰어난 이 지역 사람들은 역경에는 취약한 편이나 그만큼 인생을 즐기는 편이고, 시코쿠의 현관으로 사람들의 입·출입이 잦고 정보가 많이 유입되는 지역이라 협동심과 호기심이 강한 편이란다.

스포츠형 가죽장갑, 냉동조리식품, 올리브유, 진주, 하리코 인형, 분재, 부채, 사누키 우동 등이 특산품이다.

고치현에서의 추억

고치현에서는 고치구로시오CC에서 ‘카이오 월드 오픈 2014’ 대회 최종일을 관람하고 직접 라운드도 해봤다. 토사CC에서의 필드체험도 빼놓을 수 없는 기억이다. 이곳 고치현에는 고치구로시오CC를 비롯해 토사CC, 토사야마다GC, 퍼시픽GC, 고치GC, 그린필GC, 니시키야마CC, 스카이베이GC, 코난CC, 토사유토피아CC, 시만토CC 등 11개의 골프장이 있다.

 

11월 29일 토요일 오후(셋째 날)

고치현에서 첫 번째로 들른 곳은 니시지마 원예단지였다. 이곳은 60,000㎡에 하우스가 11동 규모로 메론, 수박, 딸기, 토마토 등과 200여종의 각종 화초를 재배하고 있어 연중 계절에 관계없이 맛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여러 가지 맛을 즐길 수 있도록 세트메뉴도 개발해 여행객들에게 다양한 맛을 선사하기도 한다.

그다음 목적지인 고치쵸(高知城)란 일본 전통성이었다. 고치성이 구축된 오타카사산에는 남북조시대에 오타카사마츠오마루의 저택이 있었다. 세키가하라 전투 후 가케가와 지방에서 임명된 야마우치 가츠토요가 오타카사산에 새롭게 근세 성곽인 고치성을 쌓으며 4층 6단의 천수각을 세웠다. 산꼭대기에 혼마루(주성)와 니노마루(둘째 성곽), 동쪽 하단 아래에 산노마루(셋째 성곽)를 배치하고 니노마루에는 번주의 거주 공간인 궁전을 세웠다. 천수각은 1727년 화재로 소실된 뒤 1747년에 현존하는 망루형 천수각으로 재건되었다. 천수각과 맞닿아 있는 혼마루 궁전(가이토쿠칸)은 몇 안 되는 현존하는 궁전 유물이라 한다.

고치성 견학을 마치고 호텔에 여장을 푼후, 저녁에는 숙소에서 5분정도 떨어진 히로메시장에 방문했다. 히로메 시장은 고치시에서 손꼽히는 먹거리장터 중 한곳으로, 저렴하게 저녁식사와 술 한 잔을 기울일 수 있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평일이고 주말이고를 가리지 않고 저녁시간대만 되면 사람들로 북적인다고 해서, 가기 전부터 기대가 가득했다. 호화찬란한 식당도 좋지만 이런 종류의 시장을 찾는 것도 그 나름대로의 매력이 있기 때문이다.

저녁 6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었는데 토요일이라 더 그런지 빈 테이블이 거의 없을 정도로 분주했다. 우리는 다행히 현청에서 예약을 해놓은 지라 무리없이 자리를 차지하고 앉을 수 있었다. 시장안 식당은 수많은 테이블이 있고 그 주위로 여러 가게가 있어 언뜻 푸드코트 비슷한 느낌이 들었는데, 가게들이 모두 일본식이다보니 느낌이 사뭇 달랐다.

사람들은 다 맥주 한잔씩을 앞에 두고 식사를 하고 있었고, 왁자지껄한 분위기 자체가 들어가자마자 기분을 업 시켰다. 우리 일행은 여러 가지 요리와 맥주, 일본청주, 소주 등을 음미하며 여흥을 즐겼다.

 

11월 30일 일요일(넷째 날)

오늘은 이곳 고치현에 있는 고치구로시오CC에서 ‘카이오 월드 오픈 2014’ 대회 최종일 관람 일정이 있는 날이다. 이곳 고치현에는 고치구로시오CC를 비롯해 토사CC, 토사야마다GC, 퍼시픽GC, 고치GC, 그린필GC, 니시키야마CC, 스카이베이GC, 코난CC, 토사유토피아CC, 시만토CC 등 11개의 골프장이 있다.

‘카시오월드오픈 2014’가 열리는 고치쿠로시오CC에 도착하니 11시쯤이 되었다. 그 대회에는 김형성, 이경훈, 송영한, 박상현 등 우리나라 프로선수들도 대거 참가하고 있었다. 아쉽게도 김형성과 송영한은 11언더파 277타로 공동 3위를 차지했다.

 

12월 1일 월요일(다섯째 날)

숙소(토사로얄호텔)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토사CC에서의 라운드 체험이 진행됐다. 이 골프장은 36홀 규모로 오래전부터 ‘다이와컵 고치오픈’, ‘요코하마 타이어골프토너멘트 PRGR레이디스컵’ 등 크고 작은 각종 대회를 개최한 골프장으로 가까이에 있는 구로시오CC와 함께 꽤 유명한 골프장이다.

‘요코하마 타이어골프토너멘트 PRGR레이디스컵’에서는 2008년 신지애, 2012년 이보미, 2013년에는 전미정 프로가 우승을 기록하기도 했다. 코스는 아시즈리코스(18홀)과 무로토코스(9홀), 가츠라하마코스(9홀)로 구성되어 있다. 우리가 라운드한 아시즈리코스는 태평양을 향해 호쾌한 샷을 만끽할 수도 있는 홀과 전략적인 샷을 요구하는 홀도 있어 18홀 내내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코스였다. 그 밖에 태평양을 바라보며 9홀 내내 개방감을 맛 볼 수 있는 무로토코스는 계곡을 넘겨 쳐야 하는 9번 홀이 특히 압권이고, 웅대하고 정숙한 숲에 둘러싸여 있는 가츠라하마코스는 힐링골프로 최고라고 한다.

12월 2일 화요일(마지막 날)

일본 시코쿠에서의 여정을 마치는 날이다. 아침 일찍 ‘카시오 월드 오픈 2014’가 열린 고치구로시오CC에서 라운드 체험을 하고 돌아가는 날이라 새벽부터 분주하게 움직였다. ‘카시오 월드 오픈 2014’가 열렸던 코스에서 첫 팀으로 티오프를 시작했다. 내가 마치 선수라도 된 느낌으로….

출발부터 좋았다. 아쉽게 버디를 놓치고 파 세이브! 역시나 그린의 빠르기는 장난이 아니었다. 이 골프장은 호쾌하면서도 섬세하게 공략해야하는 매력적인 코스임에 틀림없었다. 각 홀마다 나름대로의 개성이 플레이어들의 도전의식을 불러오기도 하고 그것을 즐기고 느끼게 하는 그런 코스 레이아웃이었다.

후반부에 들어서니 바람이 조금씩 불어오기 시작했다. 소철과 피닉스과의 야자수, 하이비스커스 등 알 수 없는 수많은 아열대 식물들이 즐비해 있어 또 다른 이국정취를 느낄 수 있었다. 후반 인코스에 들어갈수록 바람 탓인지 아니면 힘이 들어간 탓인지 볼이 말리기 일쑤였다. 겨우 보기 플레이로 라운드를 마치고 짐을 꾸렸다.

일본 시코쿠 카가와현과 고치현에서의 5박 6일 동안 여정을 마치고 고치공항에서 인천으로 돌아오니 저녁 7시가 되었다.

 

고치현이 궁금해

고치라는 명칭은 카가미강(鏡川)과 고오노강(江の川)의 사이에 끼인 [코오치 산(河中山)]에서 유래되었다. 홍수가 많기 때문에 [카와(河)]라는 글자를 싫어해 [코오치야마(高智山)]가 되고 나중에 [코오치(高知)]가 되었다 한다.

이 지방 사람들의 특성을 단적으로 나타낸 말이 남자의 [이곳소오]와 여자의 [하치킹]이다. [이곳소오]라는 말은 완고·고집·지고는 못배김(負けず嫌い)·제멋대로(わがまま)와 같은 성격이다. 그러니까 한번 옳다고 생각하면 다른 사람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고 끝까지 추진하지만 내키지 않으면 거들떠보지도 않는다는 말이다. 그래서 사카모토 료오마(坂本龍馬)와 같이 정력적으로 활동했던 사람이 많은 반면 게으른 사람도 많은 편이다.

한편 [하치킹]이라고 불리는 여성은 개으름뱅이의 남자와 달리 노력하는 수완가가 많다. 하지만 뒤도 보지 않고 전진만 하는 고집과 행동력은 남자와도 닮았다. 이런 성격의 성향은 남국적인 기후풍토와 태평양을 향해 열린 지형에서 왔다고 한다.

하리야마 인형, 진주, 산호제품, 가다랑어, 부추, 가지, 호쿠라, 어묵 등이 특산품이다.

글·사진|본지 편집인 서근훈 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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