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J인터뷰] 실력, 외모, 마음까지 예쁜 그녀 구민지
[GJ인터뷰] 실력, 외모, 마음까지 예쁜 그녀 구민지
  • 김혜경
  • 승인 2018.06.15 0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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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저널=김혜경 기자, 사진=김병윤] 그녀를 처음 만났을 때 여성스러운 외모가 눈에 들어왔다. 20대에도, 30대에도 미모를 뽐냈을 것 같은 그녀! 하지만 그녀와 이야기를 나눌수록 시니어 프로로 챔피언스 투어를 대하는 자세와 후배를 생각하는 마음 씀씀이가 더 예쁘게 느껴졌다.

KLPGA 챔피언스 투어는 시니어 선수들을 위한 무대로 20여년 이상 프로골퍼의 길을 걸어온 많은 선수들의 땀과 열정이 담겨있다. 30대 중반 투어프로 생활을 접고, 일선에서 아마추어 골퍼들을 만나다가 5년 전 챔피언스 투어에 합류한 구민지! 그녀는 잠시 잊고 살다가 시니어 무대에서 다시 선수 생활을 시작하면서 프로 선수임을 자각했고 살아있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말한다. 그녀가 진솔하게 밝히는 시니어 선수가 살아가는 법.

Profile구민지● 1972년 7월 15일생   ● 1996년 KLPGA 프로 입회

● 주요 경력    구민지의 우먼골프 방송    SBS 쉘위골프 진행 및 레슨    이홍렬의 월드골프쇼 진행    전)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 이사    현) 아바쿠스골프웨어 시니어 골프단 단장    현) FX렌트 시니어 골프단 단장

우리 때만 해도 아주 어려서부터 골프를 시작한 선수는 별로 없었던 것 같다. 나의 경우에도 고등학교 졸업 후 골프와 인연을 맺었다. 물론 학창시절부터 운동을 잘해서 단골 체육부장으로 활동했던 전력은 있었다. 골프를 접하고 프로 선배들의 모습을 보면서 자연스럽게 프로 선수가 되어야겠다는 목표가 생겼던 것 같다. 나의 경우 지금은 고인이 되신 구옥희 선배님을 보면서 프로의 꿈을 키웠고, 프로가 되고 나서도 깊은 우정을 나눴다. 아마추어 시절부터 워낙 존경하던 선수라서 많이 따르기도 했지만, 구 프로님께서 나를 참 예뻐해 주시고 챙겨주셨다. 

골프를 시작한 지 6년만인 1996년 프로테스트에 수석으로 합격하면서 덜컥 프로가 됐다. 타고난 신체 조건이 좋아 쉽게 골프 실력이 향상된 케이스였는데 그에 비해 절실함이 부족했던 것 같다. 지금 돌아보면 현역 때는 연습량도 부족하고 열심히 안 했던 것 같아 아쉬움이 남는다. 

30대 중반 투어프로로서의 활동을 마감하고 아마추어 골퍼를 대상으로 골프레슨도 하고, 제약회사 소속프로로 골퍼들을 만났다. 2011년부터 2016년까지 6년 동안은 KLPGA 이사로 활동하기도 했다. 

챔피언스 투어에 합류한 건 5년 전인 2014년부터다. 시니어 투어의 활성화에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였다. 챔피언스 투어 초기에는 선수층이 얇아 프로 선수보다 아마추어의 수가 더 많았을 정도로 열악한 환경이었는데, 열정을 가지고 활동하는 선배들의 모습에 마음이 움직였다. 시니어 선수로서 준비가 덜 된 상태였지만 선수층을 넓히는데 작은 힘이라도 보태고픈 마음에 대회에 출전하게 됐다. 

직접 챔피언스 투어에 참가해보니 과거 투어프로로 활동했던 시절 생각이 많이 났다. 잠시 잊고 살다가 프로 선수임을 자각했고 살아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몸 관리를 더 열심히 해서 앞으로도 선수 생활을 이어가고 싶다.  

과거보다 챔피언스 투어가 많이 성장했다. 지난해 여자프로골프협회장으로 호반건설 김상열 회장님이 취임하신 이후에 상금 규모와 대회 수(15개)가 늘어나 시니어 선수 중 한 사람으로서 참 고마운 마음을 갖고 있다. 선후배들이 점점 더 열심히 하고 있고, 정규 투어 시절부터 뛰어난 실력을 자랑했던 이오순, 정일미 등과 같은 정상급 선수들이 합류하면서 투어의 열기를 더해가고 있다. 앞으로도 더 좋은 선수들이 챔피언스 투어에 합류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프로 선수가 대회에 출전하려면 건강, 체력, 경제력 등 여러 요건이 맞아야 한다. 또 선수들이 투어에 집중하려면 스폰서들의 도움이 필요하다. 더 많은 분들이 챔피언스 투어에 더 관심을 두고 열정 가득한 시니어 선수들에게 힘을 실어주시면 좋겠다. 

 

아바쿠스 골프웨어와 FX렌트의 시니어 골프단 단장을 맡고 있다. 후배들이나 동료 시니어 선수들에게 도움이 되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단장직을 수락하게 됐다. 시니어 골프단 단장을 맡다보니 이번 시즌을 앞두고 그 어느 때보다 주변에서 응원을 많이 해주셨다. FX렌트와 아바쿠스의 단장으로서 어깨가 무겁기도 하지만 더욱 시합에 전념해서 좋은 결과를 내고 싶다.

프로 생활을 하면서 얻은 것을 꼽자면 사람이다. 골프를 매개체로 많은 좋은 사람들을 만났다. 프로 생활을 하며 대회에 출전하고 레슨을 하며 각계각층의 많은 분을 만나면서 다양한 경험을 쌓을 수 있었다. 

후배 프로들에게 선배로서 잘하고 있다고 자랑스럽다고 칭찬해주고 싶다. 너무 예의 바르고 열심히 하는 후배들이 많아서 뿌듯한 마음이다. 사실 선배님들에게 그렇게 살뜰한 후배는 아니었는데, 선배들의 노력이 있었기 때문에 현재의 내가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고, 항상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다. 나 스스로도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는 선배로 남고 싶다.

골프는 항상 나를 반성하게 만든다. 열심히 해도 때로는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아 힘들고 지칠 때도 있지만, 나를 더욱 겸허하고 단단하게 만드는 존재인 것 같다. 또한 나에게 골프는 설렘이다.  지금도 라운드를 나간다는 생각을 하면 언제나 설레고 기쁘다. 자연 속에서 좋은 사람들과 함께 라운드 하는 그때가 내가 살아가면서 가장 행복감을 느끼는 순간이다. 

인생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건강과 가족, 친구들이다. 아프지 않고 열심히 프로 생활을 하기 위해서는 건강이 기본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나이가 들면서 점점 더 가족들의 소중함을 느끼고 있다. 과거에는 운동을 하다 슬럼프가 올 때 가족들에게 스트레스를 풀기도 했는데, 지금은 너무 감사하고 소중한 존재임을 느낀다. 마지막으로 친구는 삶의 활력소 같은 존재이다. 나에겐   프로가 되기 전부터 함께 동거동락 해온 동갑내기 친구가 있는데, 바로 전혜영, 권선아 프로다. 오랜 시간을 함께해 서로에 대해 너무 잘 아는 인생 친구다.   

 

프로로서의 목표는 챔피언스 투어 우승이다. 정규 투어에서 우승을 해보지 못한 아쉬움이 있는데다, 다시 챔피언스 투어에서 뛰다 보니 욕심이 생겨서 꼭 우승을 하고 싶다. 그리고 내공이 깊은 선수들의 열정이 담긴 무대인 만큼 앞으로 챔피언스 투어가 더욱 활성화 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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