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꾼' 최호성과 '타이거 킬러' 양용은, 그리고 '점보' 마사시 오자키
'낚시꾼' 최호성과 '타이거 킬러' 양용은, 그리고 '점보' 마사시 오자키
  • 이동훈
  • 승인 2018.11.16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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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레전드(전설)는 지금 과연 무엇을 하고 있나?

[골프저널] 경기 시작 전 '낚시꾼' 최호성과 '타이거 킬러' 양용은이 드라이빙레인지에서 자신의 노하우를 공유하는 모습을 보였다. 서로 웃으며 긴장을 푸는 모습으로 보였지만, 티박스에 들어선 두 선수는 전혀 다른 눈빛을 보였다. 일본 미야자키에서 15일부터 18일까지 열리는 일본 JGTO 메이저 대회인 '던롭피닉스토너먼트' 2라운드가 시작됐다. 한국 선수들은 주로 10번홀에서 티오프를 시작했다. 2Way로 경기가 진행되는 이번 대회는 브룩스 켑카의 출전으로 드라이빙레인지와 퍼팅그린 그리고 1번홀까지 구름 관중을 몰고 다녔다.

 

그와 반대로 10번홀은 한산 그 자체로 오늘 하루 집중하기 좋은 조건을 갖췄다. 1라운드 선두를 달리다 순위에서 밀려난 류현우를 시작으로 강경남, 박준원, 김형성, 한승수, 김경태, 최호성, 양용은, 박상현, 이상희, 조민규까지 10번홀에서 시작했다.

최호성의 티오프가 시작하자 그의 팬들이 10번홀로 몰려들었고, 그는 익살스러운 낚시꾼 스윙을 선보이며 좌중을 압도했다. 1라운드 후반에 소나무 숲으로 공이 들어가며 어려움을 겪었지만 특유의 낙천적인 모습으로 보기로 막아내며 강한 멘탈의 모습을 보인 바 있다. 그의 팬들이 떠나고 다음 조는 '타이거 킬러' 양용은 올 시즌 1승(더 크라운)을 보유하고 있는 양용은은 눈빛에서부터 남달랐다. 

 

이른 아침 드라이빙레인지에서 웃음을 보이던 두 선수는 전혀 다른 집중 방식으로 경기를 지배해 나가고 있다. 박상현의 스탭에게 컨디션을 묻자 "오늘 컨디션이 매우 좋다"는 이야기로 오늘 경기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현재 한국 선수 중 가장 좋은 스코어는 양용은 총 4언더파를 기록 중이고, 그 뒤를 후배들인 장동규, 류현우, 황중곤이 뒤따르고 있다. 장동규가 현재까지 3언더파를 기록하며 좋은 흐름으로 2라운드 선두권을 노리고 있다. 한국의 전설로 남을 최호성과 양용은이 그 후배들이 함께 일본의 대회를 공략하고 있다. 

 

일본의 전설 점보 오자키(마사시 오자키)는 이 대회에 94년부터 96년까지 3연속 우승한 레전드다. 1947년생인 그는 지금까지도 이 대회에서 13오버파를 기록하고있다. 그가 드라이빙 레인지에 들어서는 순간 모든 일본 선수들이 그에게 인사하는 모습을 보였다. 1970년 프로로 데뷔한 그는 JGTO 94승 기타 20승으로 총 114승을 기록한 일본의 전설 그 자체다.

오자키와의 짧은 대화 속에서 우리는 '전설들이 너무 빨리 역사의 저편으로 사라지지 않는지'에 대한 화두를 던져본다. 그리고 과연 그들에게 좋은 대접을 하고 있는지도 말이다. 마사시 오자키는 1년에 봄과 여름, 그리고 가을에 1~2회씩 대회에 참가한다고 한다. 전설에 대한 대우와 그들에 대한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는 것을 일본에 와서 절실히 느꼈다. 우리나라의 레전드는 지금 한국에서 과연 무엇을 하고 있는가? 조금 더 우리는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그리고 그 선수가 대회장에와서 플레이하는 자체가 선수에 대한 예우이자, 동기부여가 아닐까 싶다.

글 이동훈(미야자키) 사진 이동훈, 점보오자키공식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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