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이 선수를 주목하라
2018년 이 선수를 주목하라
  • 이동훈
  • 승인 2018.02.03 0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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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저널=이동훈 기자, 사진=KPGA, KLPGA]2018 시즌에는 어떤 선수가 가장 큰 활약을 보일까? 2018 시즌 주목해야 할 선수로 남자는 장이근, 배상문, 최진호, 여자는 고진영, 최혜진, 성은정을 선정했다. 선정 기준은 새로운 투어로의 진출과 한 투어를 대표하는 선수로의 성장 가능성이다.

풍운아 장이근

 

국내 시드가 없던 장이근은 지난해 원아시아 투어 멤버로 코오롱 한국오픈에 출전해 우승하는 쾌거를 거뒀다. 그러나 단순히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한 것으로 이 이야기는 끝나지 않는다. KPGA 투어프로(정회원) 자격과 함께 2022년까지 KPGA 코리안 투어 시드를 획득했고, PGA투어 메이저대회인 2017 디 오픈 챔피언십에 초대됐다. 8명의 한국 선수가 참여한 2017 디 오픈에서 4명의 선수만이 컷오프를 통과했는데, 그중 한 명이 장이근이고 최종 라운드 44위에 올랐다. 당시 장이근은 2016 디오픈 챔프 헨릭 스텐손과 2013 마스터스 챔프 아담 스콧과 한 조로 플레이를 했다. 두 메이저 우승자와 함께 디 오픈에서 라운드 하며 무엇보다 귀중한 경험을 한 셈이다. 장이근은 우정힐스컨트리클럽 장오천 클럽챔피언(1995년)의 막내 아들로 그의 셋째 형인 장재근도 KPGA 투어프로이다. 주니어시절 골프 유학을 떠난 장이근은 미국 서부 명문대 USC(서던 캘리포니아 대학교) 골프부에서 활동한 바 있다. 그러다 프로 전향을 위해 USC를 중퇴하고, PGA 투어 진출에 전념했으나 여의치 않아 PGA 투어 차이나와 아시안 투어에 참여하는 상황이었다. 그런 그에게 지난해 한국오픈 우승은 정착의 기회를 주었고, 이어 9월 KPGA 투어 티업·지스윙 메가오픈에서 28언더파라는 놀라운 기록으로 시즌 2승을 기록하고 상금순위 3위로 가뿐하게 2017 시즌 코리안 투어 신인상을 차지했다. 최근 그의 가치를 알아본 신한금융그룹이 후원 계약을 체결했다. 우승과 최고의 무대 경험, 후원사의 등장까지 3박자를 두루 갖춘 장이근은 부드러운 외모에 강렬한 스윙으로 이목을 집중시키는 ‘강유상제’에 부합하는 선수라 하겠다.

응답하라 배상문

 

한국 선수들이 PGA 투어에서 큰 성과를 내지 못하던 2014년, 프라이스닷컴 오픈 우승을 일구어낸 프로가 있다. 바로 배상문! 최근에는 김시우가 2017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며, 최경주와 양용은의 대를 잇는 선수라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PGA 투어에서 배상문이 보인 활약과 가능성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당시 골프팬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으며 PGA 투어에서 뛰고 있던 배상문에게는 하나의 문제가 있었다. 바로 건장한 한국 남자로 태어나면 누구나 꼭 가야 하는 군대 문제였다. 배상문에게 PGA 투어 시드를 잃는 일은 지금까지 쌓아온 것을 모두 놓고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했다. 2년이란 시간이 지나면, 다시 도전한다 해도 된다는 보장이 없는 것이 더 문제였다. 그는 결국 오랜 기간 병역법 위반이라는 불명예를 짊어졌었다.  다행히 PGA 투어가 군 복무 후 1년의 유예기간을 주는 것으로 그를 기다려 주기로 했다.배상문은 일반 병사로 복무했고, 휴가 나올 때 빼고는 골프채를 잡아보지 못했다. 골프와 2년이란 시간을 등진 것이다. 그리고 지금 배상문에게 1년이란 모래시계가 시작됐다. 그는 무엇인가를 보여줘야 한다. 아직 전체적으로 보았을 때 폼이 다 올라오지 않았다. 복귀하고 첫 대회인 세이프웨이 오픈 컷 탈락을 시작으로 제주도에서 펼쳐진 THE CJ 컵을 제외하면 모두 컷 탈락이다. 그러나 지난 1월 14일 끝난 소니 오픈에서 그린 정확도 83.33%를 기록하며, 전보다 상당히 감을 찾아가고 있다. 시간이 갈수록 초조해짐이 그에게 어떻게 작용할 지가 2018년 관심사이다. 응답하라, 배상문.

이제는 유럽이다. 최진호

 

최진호는 2년 연속 KPGA 제네시스 대상을 받은 주인공이다. 하지만 알고 보면 그는 롤러코스터 같은 골프 인생을 보냈다.  주니어시절부터 유망주로 꼽혔던 그는 2005년 투어에 데뷔한 후 2006년 순조롭게 첫 우승을 기록했다. 그러나 이후 미 PGA 투어 진출을 목표로 비거리를 늘리려고 무리하게 폼을 바꾸다 골퍼에게 치명적인 드라이버 입스(스윙 불안증)가 오게 됐고, 2008년에는 출전한 15개 대회에서 모두 컷 탈락 되는 수모를 당하기도 했다.그러다 2010년 레이크힐스 오픈에서 역전 우승을 일궈내며 4년 만에 우승컵을 들어올렸고, 2011년에는 17개 대회에 참가해 16번 컷 통과에 성공하며 완벽하게 입스에서 탈출했다. 이후 군복무로 다시 2년간의 공백이 생겼지만 금방 투어에 적응해 2015년 SK텔레콤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최진호 시대의 서막을 알렸다. 이어 2016년, 2017년에 연달아 KPGA 대상을 차지하며 KPGA 최고의 선수로 성장했다. 또한 최진호는 2017년 KPGA 협회와 유러피언 투어의 협약에 따라 2017 KPGA 대상 선수 자격으로 유러피언 투어에 진출하게 된 첫 번째 주인공이다.  최진호는 지난해 11월 열린 유러피언 투어 2017-18시즌 개막전 UBS홍콩오픈, 모리셔스오픈, 요버그오픈 3개 대회에 출전해 모두 컷을 통과했다. 세 번째 대회에서는 공동 8위에 오르며 빠른 적응력을 보였다.최진호의 마음가짐은 그 누구보다 다부지다. 유러피언 투어에서의 우승. 그리고 더 큰 세계무대로 나아가는 것. 그는 코리안 투어를 대표하는 선수로서 그 참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올 시즌 그가 유러피언 투어에서 좋은 소식을 보내주지 않을까 싶다. 노력의 질이 다른 선수는 꼭 그 가치를 찾는다. 

Go! 진영

 

THE TIME HAS COME. 프레지던츠컵의 캐치프레이즈인 이 문구는 고진영을 위한 문구라 해도 무방하다. 고진영은 2017년 스카이72 골프장에서 열린, LPGA 투어 KEB 하나은행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면서 LPGA 투어 풀시드를 받았다. 그녀는 인터뷰를 통해 미국 진출의 소망을 기원했고 또 염원했다. 동반자이자 비교 대상인 박성현은 앞서 2017 시즌 LPGA 투어에 진출해 2승을 거두며 신인왕, 올해의 선수, 상금왕의 3관왕을 기록하는 쾌거를 이룩했지만 KLPGA 투어에서 더 실력을 다져야 한다고 생각한 고진영은 LPGA 투어 진출을 조금 늦추고 신중을 기했다. 만약 고진영이 2015년에 열린 메이저 대회 브리티시여자오픈에서 준우승이 아니라 우승을 차지했다면, 신중하지 못한 판단을 했을 수도 있다. 그때 당시 그녀의 나이는 20살. LPGA에 직행할 수 있는 풀시드를 받지 못한 고진영은 이후 처음부터 다시 시작했고, 궁합이 잘 맞는 스카이72 코스의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해 나간다. BMW 챔피언십 그리고, 22살 그녀에게 KEB 하나은행 챔피언십이 돌아왔다. 이 대회에서 전인지와 박성현을 누르고, 우승을 차지하며 당당히 LPGA 풀시드를 획득했다. 이 대회 우승 선수는 LPGA 투어에서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한다는 징크스도 무색하다. 그녀는 그러한 징크스에 연연하지 않고 GO!를 외쳤다. 간절한 사람이 어떻게 LPGA 투어를 정복하는지 그 모습을 보고 싶다. 그녀는 목적의식이 투철한 선수이다. 목표로 정한 건 꼭 하겠다는 근성이 있다. 그녀의 답변을 인용하면서 그녀에 대한 글을 마무리하겠다. “LPGA 투어 무대에서 언니들과 함께 경기를 하면서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해 국위선양 하고 싶다. 최종 목적지는 LPGA이고 미국 명예의 전당이다.” 때가 됐다. GO! KO진영. 

뉴타입 괴물 최혜진

 

어느 순간 혜성처럼 우리 앞에 나타난 최혜진은 한국 여자 골프의 축복이라고 할 정도로 괴물의 계보를 이어갈 선수다. 아니, 계보가 아니다. 어쩌면 숙주가 될 선수다. 시작부터 지금까지 모든 것이 쉽다. 프로 잡는 아마로 어린 나이에 우승도 쉽고, 프로 전향도 쉬웠다. 전향하자마자 우승도 했다. 2017년 6월 아마추어 신분으로 대회에 참가해 초정탄산수 용평리조트 오픈 with SBS에서 생애 첫 우승을 차지했다. 그리고 그 다음달인 7월 US여자오픈에 참가한 최혜진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기립 박수를 받으며 준우승을 차지했다. 이때 우승한 선수는 박성현으로 최혜진은 끝까지 자신의 페이스를 조절하며 플레이 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미 정상급 선수의 템포를 가지고 있었다고 해도 무방했다. 곧바로 8월 BOGNER MBN여자오픈에서 두 번째 우승을 기록했으니 말 그대로 무서운 신예다. 진화의 속도가 범상치 않다. 최혜진에 앞서 아마추어 출신으로 KLPGA 투어에서 2승을 한 프로는 전설 박세리와 임선욱이 전부이다. 그리고 2018년 KLPGA 투어 개막전에서 프로 전향 후 첫 우승을 차지했다. 이것은 KLPGA 투어 역사상 최초의 신인 선수 우승 기록이다. 최혜진에게 바라는 점은 어떤 선수의 색도 물들지 않고, 자신만의 색을 만드는 것. 다른 이들의 허락과 시선에 자유롭게 자신만의 날개를 다는 것이다. 그녀의 행보를 보고 있자니 위대한 골퍼이자 위대한 아마추어 프란시스 위멧이 생각났다. 클럽의 비천한 캐디이자, 가난한 아마추어 신분으로 US오픈 우승자가 된 그 말이다. 그의 우승으로 미국 골프의 발전이 시작되었고 그 모습은 벤 호건, 바이런 넬슨, 샘 스니드와 아직 태어나지 않은 아놀드 파머와 잭 니클라우스, 개리 플레이어에게까지 영향을 주었고 당대의 위대한 골퍼들을 양성했다. 골프는 이런 힘이 있다. 그 새로운 힘을 최혜진에게서 느낀다.

괴물을 쫓는 사냥꾼 성은정

 

최혜진의 오래된 라이벌이라는 표현은 성은정에게 어울리지 않는다. 하지만 이 이미지에서 벗어나기가 쉽지는 않다. 그녀의 골프 인생 모든 곳에는 성은정 자신과 그녀의 라이벌인 최혜진이 버티고 서있다. 성은정이 최혜진보다 임팩트가 적은 건 아니다. 최혜진은 꾸준히 KLPGA 투어 대회에 적응했고, Top 10에 진입하며 그 감을 잡아갔다. 그때 성은정은 미국 대회에 집중했을 뿐이다. 역사상 최초로 US여자주니어선수권과 US여자아마추어선수권을 한 해에 다 석권했던 주인공 성은정! 사실 이건 LPGA 투어 명예의 전당에 오른 그 누구도 하지 못한 대업적이고 주목 받을 만한 일이었다. 또한 2016년 KLPGA 투어 비씨카드 한경 레이디스컵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바 있고, LPGA 투어 메이저 ANA 인스퍼레이션에서 대회 사상 5년만에 홀인원을 기록하며, 1라운드 공동 2위까지 올라가기도 했다. 다양한 투어 경험은 오히려 성은정이 더 많은 상황이다. 한국은 축복받은 나라이다. 박성현과 고진영이 나타났을 때, 새로운 라이벌 구도의 등장으로 많은 사람을 흥분시켰다. 성은정과 최혜진의 가능성은 그들을 뛰어넘는다. 운명적으로 이 둘은 같은 시기에 만나 한 명이 이끌어 나가면 또 다른 한 명이 따라가고를 반복하며 끊임없는 발전을 이끌어 나갈 것으로 보인다. 동반자이자, 라이벌인 이 둘의 관계는 완벽하다. 2017년은 최혜진의 해였다면, 2018년은 성은정이 대한민국을 흔들지 않을까? 성은정은 2020년 세계랭킹 1위라는 목표를 세웠다. 이제 고작 3년이 남았다. 올해에 기를 받아야 목표인 2020년 세계랭킹 1위에 도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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