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빛낸 클럽챔피언 <연재 ②>
한국을 빛낸 클럽챔피언 <연재 ②>
  • 남길우
  • 승인 2017.03.25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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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빛낸 클럽챔피언 <연재 ②>

 

이준기

한국미드아마추어골프연맹 회장

골프나라 골프연습장 대표

클럽챔피언 1세대 (1970년~1989년)

•세계월드시니어선수권대회 우승(2007)

•한국아마추어선수권대회(미드부) 3회 우승

•한국시니어선수권대회 3회 우승

챔피언 전적

•경주신라CC

1985년, 1987년

•대구CC

1990년, 1991년, 1993년, 1994년

한국 클럽챔피언 1세대는 1930∼1940년대 중반 장병량, 서정식, 김흥조로 이어진다. 한국 골프의 맥을 잡고 있는 서울컨트리클럽이 6.25전쟁이 끝난 후 1955년 김흥조의 클럽챔피언을 첫 우승으로 기록하고 있다. 그 이전의 기록은 무시한 채 말이다.

본지가 발간한 단행본 「챔피언 그들은 누구인가」에서는 클럽챔피언 100인 선정위원회를 통해 선정된 100명의 현역 클럽챔피언에 한해서 세대를 3세대로 구분해서 묶었다. 1970년에서 1989년까지를 1세대라 정하고, 1990년부터 1999년까지는 2세대, 2000년부터 2014년까지는 3세대로 구분해서 원고를 실었다. 100명 중에 최초의 챔피언 기록은 1970년 관악CC 우승섭 챔피언이다. 편의상 나이와 구력과는 상관없이 최초의 클럽챔피언 타이틀 획득을 기점으로 세대를 구분했다.

클럽챔피언 1세대·2세대·3세대 주요 인물들을 본지 특별 연재를 통해 소개한다. 지난호에 첫 번째 순서로 소개한 허광수 대한골프협회 회장에 이어 이번호에 소개할 챔피언은 이준기 한국미드아마추어골프연맹 회장이다.

정직함이 골프 존재의 근간이다

 

골프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정직함’이다. 그게 골프 존재의 근간이 되기 때문이다. 정직하지 않으면 그 사람의 골프는 도락일 뿐이다.

골프 룰을 제대로 알면 룰이 허용하는 한도 내에서 가장 좋은 상황을 창출해낼 수 있다. 경기에서 룰을 모르면 오히려 불이익을 당하는 상황이 많다. 아마추어라는 이유로 룰을 따르지 않고 공을 대충 치면 골프의 진정한 묘미를 느끼기 힘들어진다. 골프를 빨리 배우려면 룰을 지키고 정직하게 자기 양심대로 움직여야 한다. 순간 순간 반칙에 맛을 들인 사람은 그 유혹을 평생 벗어나지 못하고 ‘대충 골퍼’로 전락해서 살 수 밖에 없다. 골프의 진정한 묘미를 알려면 정직함이 밑바탕이 되어야 한다.

고맙게도 전국 아마추어 고수 중 ‘살아있는 전설’로 불리고 있다. 88올림픽 땐 각 스포츠별 일반 아마추어 골프부문 최다승자로서 올림픽 봉송주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현재, 한국미드아마추어골프연맹을 발족시켜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연맹 결성을 계기로 순수 아마추어 골퍼가 제도권에 진입할 수 있게 됐다. 또 일본, 중국 등 주변 국가와의 미드아마 국제경기를 추진하는 등 민간외교에도 나설 계획이다. 앞으로 한국 골프문화가 크게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골프를 시작하게 된 시기와 동기

1973년 구미 한국수출산업공단 본부 과장으로 근무할 때 공단 박승도 이사장(전 해병대 부사령관)의 권유에 의해서 골프채를 잡았다. 그때만 하더라도 축구와 유도를 즐기던 때라 몸은 어느 정도 갖춰져 있었고, 골프가 운동이 될까 싶었다. ‘그까짓 골프쯤이야’하며 골프채를 잡게 된 것이다. 시간이 날 때마다 이사장 방에 들어가서 문을 닫아 걸고 이사장에게 골프를 배웠다.

그런데 당시엔 변변한 골프연습장이 없었고, 공직자 신분이어서 골프장 드나드는 것도 눈치가 보였다. 그렇다고 이사장실을 매일같이 갈 수도 없고, 다른 방법을 찾아야 했다.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가까운 낙동강 백사장이었다.

나만의 골프연습장으로 사용했다. 모래밭에 50m 단위로 거리를 표시한 뒤 매트를 들고 이동하며 샷을 하거나, 모래 위에서 아이언샷을 연습했다. 그린은 핀 대신 낚싯대를 꽂아 표시했다. 그때부터 열심히 골프를 했고 3개월 만에 94타를 쳤다. 그러나 직장생활 등으로 바빠지면서 1∼2년간 골프채를 잡지 못했다. 싱글이 된 것은 그로부터 2년이 지난 시점이었다. 본격적으로 골프를 다시 시작한 건 직장을 그만두고 사업가로 변신한 1981년이었다.

챔피언전에 나가게 된 동기

 

남자라면 누구라도 경쟁심을 자극하는 게 골프의 성격 같다. 도전의욕이랄까 유혹이랄까 골프가 자꾸만 자극하는 속성을 져버릴 수가 없었다.

1985년 경주조선CC(현 경주신라CC) 회원권을 매입하고 그 해에 챔피언이 된 이후, 통산 6차례 클럽챔피언에 올랐다.

대구CC 4회 챔피언 후 그사이 증가한 전국 규모 대회로 진출하는 계기를 맞았다. 여세를 몰아 유성CC에서 열린 전국챔피언 시리즈 아마추어부에서 우승했다. 이때부터 물이 오른 클럽을 들고 전국 규모 아마추어대회를 찾아다니는 골프 순회는 나의 삶이 되었다. 전국을 돌아다니며 전국의 고수들과 자웅을 겨루는 게 나의 골프 체질과 맞아 떨어진 것이 결국 세계무대로까지 나가서 우승의 결실을 맺게 된 것이다.

골프에서 챔피언은 어떤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는가

클럽챔피언은 당해년도 소속 골프장의 꽃이다. 골프의 기량은 물론 마음과 몸가짐이 따뜻하고 바르게 처신해야 한다. 또한, 선배를 공경하고 후배를 사랑하는 마음도 중요하다.

골프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정직함’이다. 그게 골프 존재의 근간이 되기 때문이다. 정직하지 않으면 그 사람의 골프는 도락일 뿐이다.

챔피언을 하고 난 뒤의 변화

 

챔피언다운 기량을 위해 더 많은 노력을 하게 되고, 더불어 챔피언으로서의 품위와 멋을 갖추려고 노력하게 된다.

챔피언이란 위치가 언행이라든가 룰이라든가 골퍼들 사이에서 자기가 함부로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챔피언이 되고 나서 더욱 골프를 열심히 하고 챔피언다운 모범을 보여야겠다고 마음가짐을 굳게 가진 것이 변화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챔피언이 되려고 하는 골퍼에게 선임자로서 한마디

기량 연마는 물론 골프룰과 매너에 대해서도 많은 공부를 해야만 좋은 챔피언이 될 수 있다. ‘공은 정직하게 쳐야 한다’ 골프에서 가르치는 기술론이다. 골프는 정직성부터 갖춰야 한다. 과욕을 부리다보면 스코어 욕심을 내는 사람이 많다. 그 과욕 때문에 정직성을 안 지키게 된다. 스코어를 속이고, 공을 건드리고 한다. 골프를 빨리 배우려면 룰을 지키고 정직하게 자기 양심대로 움직여야 한다. 순간순간 반칙에 맛을 들인 사람은 그 유혹에서 평생 벗어나지 못하고 ‘대충 골퍼’로 전락해서 살 수밖에 없다.

지나치게 스코어를 챙기거나, 목표에 집착하지 말고, 즐기면서 쳐야 좋은 결과가 나온다는 점이 40여년 골프에서 체득한 철학이다.

골프를 해서 무엇을 얻었는가?

 

건강을 얻고 친구, 선후배와의 끈끈한 우정을 쌓았다. 몇십 년 전 라운드를 끝내고 집으로 돌아가는 밤길에 폭우를 만났다. 깜빡 졸다가 가로수를 들이받아 차가 한 바퀴 굴렀다. 겨우 정신을 차린 뒤 차문을 열고 내려서 내가 한 첫 동작은 스윙이었다.

골프를 계속할 수 있을지 없을지 걱정돼서 스윙 동작을 해봤던 것이다. 몸이 부드럽게 돌아가는 걸 확인하고서야 마음이 놓였다.

그리고 2008년 감기인 줄 알고 병원에 갔다가 폐암 진단을 받았다. 다행히 다른 조직으로 암이 전이되지 않아 오른쪽 중폐만 떼어내고 1주일 만에 퇴원했다. 퇴원 뒤 열흘 만에 다시 골프장을 찾았다. 이후 여러 차례 고통스러운 항암치료를 받으면서도 골프를 치며 잠시나마 괴로움을 잊을 수 있었다. 제2의 골프 인생을 시작하게 된 것이다.

에피소드

나의 골프 스승 구미 한국수출산업공단 본부 박승도 이사장이 대구CC에 골프 치러간다는 걸 알고, 이사장 숙소 앞에 전용 운전기사가 대기하고 있기에 무작정 골프채를 싣고 조수석에 턱 하니 올라타고 있으니까 박 이사장이 와서 보고는 놀랜다.

“이 과장 어디 가는가?”, “어디긴요. 골프장에 가지요”하고 무뚝뚝하게 대답했다. “으잉 벌써? 누구랑 골프 약속이 됐냐?”고 물었지만 난 대답하지 않았다. 그 당시 부킹이란 말도 전혀 몰랐고, 운동장 같은 곳에 혼자 가서 공을 치면 되는 거라 생각하며, 경상도 사나이 뚝심으로 밀어붙였다. 그땐 교통수단이 없었던 터라 그의 생각으론 내가 누구랑 부킹이 되어 교통편만 이용하는 줄 알았다고 했다.

나는 얼떨결에 대구CC에 도착했지만 처음 접하는 골프장이라 생각과는 다른 상황에 당황하며 머뭇거렸다. 그런데 그 날 박 이사장과 라운드 하기로 되어 있던 한 사람이 몸이 안 좋아 불참하면서 1명이 부족했다. 그는 내 상황을 눈치 채고 나를 부른 후 “이 프로! 나랑 한 팀에서 공을 치자”며 그 팀에 즉석으로 합류시켜 주었다.

그때가 생전 처음 한 라운드라 얼마나 긴장했는지 모른다. 더군다나 1번 티 주변에는 골퍼들이 대기하며 지켜보고 있었다.

드디어 차례가 오고 강변 백사장에서 치던 생각대로 힘껏 후려쳤다. 첫 타 헛스윙, 2번째도 헛스윙이니 오죽했겠는가.

백사장에선 그 잘 맞던 공이 왜 이리도 안 맞는지 난감해졌다. 낙동강 백사장에서 공을 힘차게 치고 까짓것 골프가 별건가 배포도 키워 용감하게 골프장이란 곳엘 갔건만 엉뚱한 상황에 기가 죽고 말았다. 생각해 보면 알만한 라운드리라.

얼떨결에 머리를 얹으며 이리 뛰고 저리 굴러다닌 생각을 하면 지금도 모골이 송연하고 웃음이 나온다. 하지만 그날 ‘골프 그 까짓것’하고 밀어붙였다가 큰코 다친 뼈저린 경험이 오늘날 내 골프 라이프의 시금석이 된 것이다.

그날 이후 골프를 하려면 어떤 기준과 예비성을 가져야 한다는 점을 터득한 것이다. 값진 배움이 됐다.

만약 그날이 없었더라면 오늘날 골프를 적당히 생각하고, 대충대충 즐기고 마는 골퍼가 됐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향후 어떤 골프를 하고 싶나

 

골프는 크게는 인생의 축소판이다. 내면적으로는 자기 수양 및 주변과의 유대를 강화 시켜주는 최고의 운동이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 먼저 체력이 떨어진다. 세월을 이길 수 있는 장사는 없는가 보다. 앞으로도 두 다리로 걸을 수 있으면 대회에 출전하고 싶다. 개인적으로 골프장에서 공을 치다가 죽을 수 있기를 희망한다.

나의 독특한 스윙

다른 사람들이 보면 나의 스윙 동작은 좀 엉뚱하다고 한다. 교과서적인 스윙 동작이 아니라 클럽이 수직으로 들리고, 임팩트 공간을 지나면서 숙인 상체가 그대로 앞으로 튀어나간다. 그래도 제대로 공을 보내는 편이다.

세계에서 나 같은 스윙 동작을 가진 이는 거의 없을 것이다. 허리를 잘 못 쓰는데 임팩트존을 유지하려다 보니 지금과 같은 동작이 나오게 됐다.

한편, 20년 전 순간 근육경련증(입스증후군)이 찾아온 뒤부터 롱퍼터를 사용하고 있다.

골프 팁

골프를 잘하기 위해선 ‘정신력과 체력, 기술이 삼위일체가 돼야 한다. 이 세 가지 중 하나라도 부족하면 안 된다.

특히 강한 정신력이 중요하다. 또 계산을 잘해야 한다. 퍼트는 오차 범위로 mm를 따지고, 아이언샷은 cm를 따질 수 있어야 한다. 드라이버의 좌우 오차 범위는 5∼10m, 장단은 2, 3m를 봐야 한다.

골프 팁을 하나 더 말하면 50∼60m 거리를 목표에 숏아이언(8∼9번) 칩샷으로 방향을 유지하고, 훈련을 계속하면 아이언 방향 등을 향상시킬 수 있다.

모든 내용은 2014년 12월까지 기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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